아바도 베토벤 교향곡 전집 2013~2016 음악일기


대중음악이 비틀즈로 귀결되는 것처럼, 클래식 또한 베토벤을 벗어날 수 없다. 인간적인 매력을 뒤로하고 베토벤에 대한 외사랑이 시작됐다. 20세기 들어 베토벤의 해석은 다양했지만, 조선 왕조 족보처럼 단일화 할 수 없었다.

다른 버전, 다른 해석, 다른 취향이 존재했고, 다양성은 존중받아야 했다. 초심자의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무덤에 있는 베토벤을 불러내 확인할 수도 없었다.

여러 갈래 속에서 명성에 주눅 들지 않고 한 장 한 장 베토벤의 디스코그라피(?)를 채워갔다. 다만 무시할 수 없었던 건 자본주의였다. 자본주의는 자유로운 가면 속에서 최대한의 경제성을 강요한다. 수많은 베토벤 해석의 경전은 푸르트뱅글러가 아닌 카라얀으로 귀결됐다.

카라얀을 기준삼아 다른 해석은 방담에서 채워 넣다. 아바도의 경우 카라얀의 후계자라는 역사와 권위를 타파했다는 개인적인 호감이 작용해 우선순위에서 최상위에 위치했다.

아바도의 지휘를 두고 연로층은 평이하다 말했고, 이후 세대는 그의 해석을 존중했다. 거칠지만 아바도의 평가는 보수와 진보의 대립을 엿보는 기분도 들었다. 어찌 됐든 세계 제일의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디지털 기술로 해석된 아바도의 베토벤 교향곡을 듣고 싶었다.

수없는 갈림길을 정리하며 아바도의 베토벤을 모았다. 전집을 갖춘 주말, 천변을 원수 갚듯 걸으며 아바도의 베토벤을 들었다. 음악에 집중하고 싶어도 텍스트 자체가 허약하면 산만해지는데, 아바도의 해석은 충실했다. 날렵했지만, 고민도 깊었다. 내가 꼭 그의 처지였다.

베토벤의 교향곡을 쉼 없이 들으니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처음 얼굴이 출몰한다. 역사는 꼭 베토벤만큼만 성장했다. 베토벤 이후의 서사는 우리 몫이다. 하고 싶지 않았던 숙제가 눈앞에 떨어졌다. 머리가 도망치라고 아우성친다.


덧글

  • hohorian 2014/07/15 19:29 # 답글

    음반수집가님 덕분(?)에 아바도 베토벤에 대한 뽐뿌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슴다.
    전집 박스의 무게감도 좋지만,
    낱장 늘여놓는 이 넉넉함을 따라올수는 없네요.
    아바도 베토벤 완성 이후 음반수집가님의 수집 방향이 궁금해집니다.
    다른 지휘자의 베토벤 전집 vs 다른 작곡가의 교향곡 전집 vs 혹은 예상치 못한 장르 ^^
  • 음반수집가 2014/07/16 10:03 #

    뽐뿌질 했다면 죄송....

    저도 제 수집 방향을 모르겠어요.
    요즘은 줄리니가 지휘한 베토벤과 브람스에 자꾸 눈이 가요. ㅠ
  • sunjoy 2014/07/15 22:56 # 삭제 답글

    아바도의 2000년도 베토벤 전집이네요! 저는 아바도의 2001년도 로마실황의 DVD를 가지고 있어서 CD는 2000년도 전집으로 구입하려고 합니다만 아직 구하질 못했습니다... 로마 녹음 후에 2000년도 녹음반은 아바도 자신이 폐기하길 원했다고 하던데 여전히 팔리고 있고 오히려 2001년 녹음반보다 더 비싸더군요. 이렇게 구해놓으신 사진을 보니 저도 빨리 구하고 싶어지는군요..!

  • 음반수집가 2014/07/16 10:04 #

    역시~~

    2000년 DG 신보는 1, 2번은 구하기가 어렵더군요. 나머지는 낱장으로 가능합니다. ^^
    다만 왜 로마 실활은 낱장으로 발매를 안했는지... 이게 안타깝습니다.
  • 다음엇지 2014/07/16 09:45 # 답글

    '소통' 이라는 키워드가 어울리는 음반이죠. 벌써 오래된 해석이 되어가는지 몰라도 한 곡 한 곡 완성도 만큼은 발군이지요.
  • 음반수집가 2014/07/16 10:05 #

    소통, 화두 중 하나입니다.

    저는 요즘 사는 게 터프해서인지 아바도가 부드러워서 좋아요.
    말씀 감사합니다.
  • 2014/07/20 23:0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7/24 03:5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4/08/08 03:33 # 삭제 답글

    나는 당신이 한 일의 질에 깜짝 놀라게하고
  • 음반수집가 2014/08/18 22: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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