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떠났다 2013~2016 음악일기


아내가 여행을 떠났다. 아이들 돌봄은 온전히 내 몫이 됐다. 아침이 급하다. 방학 한 관휘에게는 자유를 허하고, 서휘는 어린이집에 출근시킨다. 집에 들어와 이불 빨래를 두 번 하고, 옷가지를 또 빨고, 쌓아 놓은 설거지를 한다. 아내의 부재가 낯설다. 이 빠진 기분을 바꾸려고 조용필을 듣는다.

조용필 『Best 1』은 내 의지대로 샀던 조용필의 첫 번째 앨범이다. 91, 92년 발매된 조용필의 Best 1, 2는 의미가 있는데, 선곡한 노래를 다시 불렀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80년대와는 다른 질감을 가졌고 편곡이 우수해 세련미를 갖췄다. 「돌아와요 부산항에」와 「단발머리」는 『Best 1』 버전을 가장 좋아한다. 80년대를 정리한 베스트 1, 2를 연달아 들으니 긴장이 풀린다.

어수선한 밤, 엄마 없는 아이들은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나한테도 역한 냄새가 나는 것 같다. 2년 전 태국에 갔을 때, 아내는 물리적으로 힘든 것 이겨낼 수 있었는데, 상실감이 견딜 수 없다고 말했다. 어렴풋했던 그녀의 말이 이제야 들어온다.

관휘와 서휘를 재우고, 13집을 시작으로 조용필의 90년대 앨범들을 찾아 듣는다. 아내없는 세상을 조용필의 노래가 채운다. 나이를 먹을수록 조용필이 더 좋아진다. 아내처럼.



덧글

  • 유투왕빠 2013/02/04 21:25 # 삭제 답글

    오랜만이시네요.. 긴공백을 조용필님과 함께 돌아오셧군요...ㅎㅎ 저역시도 용필아저씨는 국내음악인중에선 무조건 넘버원이십니다..ㅎㅎ 그나저나 18집이 2003년에 나왓으니, 무려 10년이 됫는데, 아직도 19집소식은 없으시네요...ㅡㅡ 언뜻 올해안에 나온다는 소식도 몇달전쯤에 들은거같은데.. 빨리 좋은 소식들였으면 좋겟습니다..ㅎㅎ
  • 음반수집가 2013/02/05 00:24 #

    19집 봄에 나온다고 합니다. 기다리세요~~
    저에게도 현재 가장 행복한 상상입니다. ^^

    PS. 유투왕빠님도 한번 뵈야하는데, 언제고 되겠지요.
  • sunjoy 2013/02/04 22:13 # 삭제 답글


    어휴, 목적어를 쏙 빼고 "아내가 떠났다" 이러시면 뭔 소린가 해서 깜딱 놀란다구요 ;;;

    그간 안녕하시지요? 너무 뜸하시길래 궁금했더랬습니다.
    곧 설이네요. 양력으론 늦었고 음력으론 이르지만 새해인사를 전합니다.
    올 한해에도 뜻하시는 음반 많이 득템하시기를~
  • 음반수집가 2013/02/05 00:28 #

    이게 참... 제목이 섹시해서리, 오해드려 죄송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덕담, 고마워요~
  • 지유니아빠 2013/02/06 09:12 # 삭제 답글

    제목보고 깜짝 놀랐어요-_-
    조용필아저씨의 음반을 포스팅하셨네요.
    추억속의재회앨범 cd를 오래전부터 구하고 있는데
    쉽지가 않네요.조용필아저씨의 앨범은 재발매 계획이
    없는지 모르겠어요.
  • 음반수집가 2013/02/08 01:56 #

    지구레코드와 계약이 끝난 후부터 발매된 9집 이후는 매물이 안 보이네요.
    언제고 재발매 될 거애요. 별수 있나요. 시간이 약입니다.
  • 막장버러지 2013/02/06 12:51 # 삭제 답글

    힘드시겠네요. 제 집사람도 이번 봄에 여행 계획을 저한테 선전포고해 놓은지라, 두 아들 데리고 어떻게 할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섭니다.
  • 음반수집가 2013/02/08 01:57 #

    귀환했습니다. ^^
    역시 시간이 약입니다.
  • 스래쉬 2013/02/12 23:20 # 답글

    아... 조용필옹은 정말 제대로 정리된 베스트 앨범 하나가 절실합니다.... 쩝.
  • 음반수집가 2013/04/17 01:20 #

    신보 나옵니다. ^^
  • 햇님훈남 2013/02/26 19:06 # 답글

    아내처럼
  • 음반수집가 2013/04/17 01:20 #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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