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에 기댄 이유 └2012 음악일기



고등학교 때, 여자들이 좋아해야할 것 같은 신성우를 좋아해 부끄러웠다. 적어도 그 나이라면 건스 앤 로즈나 메탈리카, 적어도 시나위를 좋아해야 남자다웠다. 그래서 신성우를 숨어서 좋아했다.

그러나 결코 포기할 수 없었던 건 신성우의 「노을에 기댄 이유」였다. 「A Tale That Wasn't right」 버금갈 정도로 처절했고, 있어 보였다. 요 정도라면 마초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았고 캔디의 남자가 될 줄 알았다.

십 수 년 동안 「노을에 기댄 이유」를 멀리했다. 캔디의 남자가 아닌 돈 버는 남자가 돼야 했고, 살기 위해서는 센 척해야 했다. 한국의 남자로 살기위해서는 외로워도 울면 안 된다. 울면 곧 필패다.

마음이 무겁고 기분 나쁜 땀이 났지만, 그전처럼 시간이 지나면 살아남는다고 위안했다. 몹시도 우울한 오늘, 실로 오랜만에 「노을에 기댄 이유」를 불렀다.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지독히도 외롭고 세상의 짐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것 같아 깜짝 놀랐다. 통곡을 참으며 급하게 캔디의 남자로 가장했다.

이제 울지도 못하고, 외롭다는 고백도 하지 못하는 나이가 됐다. 그런데, 무엇이 부끄러운 걸까. 아프면 울어야 되지 않나. 감정 표현도 제대로 못하는 내가 더 창피하다. 「노을에 기댄 이유」을 한 번 더 불러야겠다.


덧글

  • 이고무 2012/06/07 16:40 # 삭제 답글

    울지도 못하고 외롭다는 고백도 하지 못하는 나이가 되었다는 부분에서 공감하고 갑니다.

    분명 나는 하루하루 좀 더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상하게 어떤 점에서는 점점 바보가 되는 것 같아요.
  • 음반수집가 2012/06/20 16:48 #

    점점 옹졸해지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잘 삐칩니다. ㅠㅠ
  • 유투왕빠 2012/06/08 17:25 # 삭제 답글

    예전 림프비즈킷 내한공연때 공연장주변에서 본기억이 나네요..ㅋ 그때 이적도 봣엇는데, 이적은 정말정말 평범하게 생김에 놀람...ㅡㅡ; 서시랑, 너를 보낸 후에..? 제목이 정확한줄은 몰겟는데, 암튼 저도 한동안 노래방 18번곡이엇네여...ㅎㅎ 이젠머,.. 추억의 가수..스타..란 이름으로만 남앗네요...ㅡㅡ;
  • 음반수집가 2012/06/20 16:48 #

    그러네요. ㅠ
  • 신군 2012/07/02 12:09 # 삭제 답글

    잘 보고 갑니다. 모름지기 남자라면 역시 샤우팅이죠 ; 저 노래 첨 들었을 당시에는 그냥 신성우가 미쳤나보다 그랬는데 지금 다시 들으니 정말 좋네요. 신성우가 저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일은....아마도 없겠죠 ? ;;
  • 음반수집가 2012/07/03 18:03 #

    아마도 어렵지 않을까요...
    혹여 나가수에 나온다면 몰라도...^^
  • 파란가람 2012/07/09 08:21 # 삭제 답글

    위 영상은 라이브가 아니라 뮤직비디오군요...^^

    저는 반친구들이 모두 가요만 들을때 메탈만 듣는 괴상한 놈이었는데,
    반친구들은 신성우조차도 시끄럽다고 거부했던 기억이 나는군요..ㅡ.ㅡ;
    정말 테이프 늘어나도록 들었던 추억이 있는 노래....
    높은 키 때문에... 신성우도 생라이브 별로 하지 않았던...

    몇해전 우연찮게 신성우베스트를 들었는데,
    예전엔 그렇게 대단하게 느껴졌던 신성우가 풋풋한 느낌마저 들더군요,

    근데.. 아직도 '노을에 기댄 이유'는 잘 모릅니다 ㅋㅋ
  • 음반수집가 2012/08/09 16:12 #

    예, 유투브에서 가지고 왔습니다.
    한창 때 좋아했던 노래입니다.
  • 막장버러지 2012/07/23 22:46 # 삭제 답글

    이 노래를 잘 부르면 신성우처럼 여자들이 좋아해줄것처럼 착각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
    한때는 노래방에서 이 노래를 원키로 부르던 시절도 있었으나, 중요한 것은 신성우의 가창력이 아니라 얼굴이었습니다. ㅋ
    지금은 그때보다 상태도 나빠졌지만 노래 실력은 그보다 훨씬 나빠져서 이 노래를 불러볼 엄두도 못내겠군요.
  • 음반수집가 2012/08/09 16:12 #

    그렇지 않아도, 블로그가 사라져 궁금했는데 이렇게 보게 되네요.

    얼굴에 한표 던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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