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뭔가 떨어지기를 바랬다 └2012 음악일기


김목경의 『20th Anniversary Live』를 들었다. 박인수와 엄인호가 번갈아 생각났다. 신촌 블루스의 음악을 들으며 장르를 생각한 적이 없는데, 김목경은 딱 블루스였다.

그는 조조 같았다. 교묘하고, 간드러졌으며 욕망과 삶의 속기를 감추지 않았다. 노래는 간명했고, 세월은 견고했다. 김목경의 음악은 하늘에서 뭔가 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불렀다.

김목경이 다시 부른 무당의 「멈추지 말아요」를 듣는데, 차창 밖 마른 잡초 위로 오리 한 마리가 보인다. 이 겨울에, 시내 한 복판에 웬 오리, 자세히 살펴보니 오리 닮은 휴지였다.

그 위로 뭔가 떨어진다. 두 번 속지 않으리, 생각을 놓는데 무리 지어 떨어진다. 눈이다. 자연이 음악과 일치한다. 김목경의 명랑함이 지구의 역사와 맞닿는다.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가 슬프지 않다.


덧글

  • 너털도사 2012/02/08 17:55 # 답글

    TV출연한 김목경씨를 최근에 봤습니다. 그의 연주와 함께 블루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뼈 속까지 블루스인 이시더군요. 최근 기타를 새로 잡고나니 김목경씨 음악이 새롭게 들리고 있습니다.
  • 음반수집가 2012/02/09 09:06 #

    기타를 다시 치시나봐요.
    육아에 고되실텐데, 삶의 행복이 되시기를 바래요.
  • 너털도사 2012/02/10 16:08 #

    넵.. 딱 1년 되었네요.. 회사 근처 학원에서 젊은 스승을 한 분 두고 열심히 공부 중입니다. 집에 가면 뭐 거의 잡을 시간 없죠.. 회사 점심시간이나 저녁식사 하고 잠시 연습하러 가는 수준입니다.
  • 음반수집가 2012/02/13 12:30 #

    어부인 힘드시겠어요.
    그래도 같이 돌아가야죠. 엄마 아빠가 에너지가 있어야 아이들과의 관계도 좋아지더군요.
    언제 독주회 한 번 여세요.
  • 빛의제일 2012/02/11 10:11 # 답글

    김광석님이 부른「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기운이 좌악 빠지는데, 김목경 버전은 그래도 살아가자, 이런 느낌이 듭니다. 일단 인터넷서점 장바구니에 담습니다. :)
    아~~~ 음반지름가님~~~ 제가 지름으로 대동파산하면 저를 구원해주셔용. ㅋㅋ
  • 음반수집가 2012/02/13 12:31 #

    파산하시면 제가 구원해 드릴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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