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춘 박은옥, 우리들을 위한 동요 └2012 음악일기


레코드 매장의 문을 열 때, 그 순간을 무척 사랑한다. 금요일, 정태춘 박은옥의 새 앨범을 구입해 주말 내내 들었다. 몇 번이고 들어도 물리지 않고 여운이 짙었다. 허기를 견디기 힘들어 가지고 있는 정태춘 박은옥의 모든 음반을 끄집어내 마구잡이로 듣고 또 들었다.

정태춘 박은옥의 30년 역사는 개인의 성장사가 시대와 함께 성숙해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자연과 성찰을 노래한 7, 80년대를 지나 『아, 대한민국...』과 『1992년 장마 종로에서』는 시대를 대변했고,『정동진 건너간다』를 통해 길었던 반민주의 시간을 정리했다.

2000년대 초입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로 삶으로 회귀하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 노무현 정권 시절, 평택미군기지확장 사건은 그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절필했던 정태춘이 박은옥과 함께 『11집 :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로 다시 돌아왔다. 그들은 변함없이 대한민국에 고루 퍼진 사회적 약자와 소외 계층을 세심하게 배려했고, 따뜻하게 위로했다. 음악은 단출하고 정갈했으며 안도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비록 정태춘의 호흡이 가쁘고 마른 소리가 났지만 자연의 이치일 뿐, 여전히 좋은 음악을 만들어냈다.

정태춘과 박은옥을 한참 듣는데 아이들이 모인다. 관휘가「윙윙윙」을 따라 부르니 서휘가 지 오빠를 따라한다. 관휘가 어른들도 아이들 노래를 부르냐고 묻는다. 아내가 아이들에게 그들 부부를 설명한다. 내 역할은 여기까지다.


덧글

  • basher 2012/02/01 11:12 # 삭제 답글

    흠 전 내일 쯤 들을 수 있을 것 같군요
  • 음반수집가 2012/02/02 23:53 #

    지금 즈음 즐겁게 듣고 계시겠군요.
  • 칼라이레 2012/02/01 11:36 # 답글

    날자 오리배는 이 시대의 새로운 巫歌더군요.
  • 음반수집가 2012/02/02 23:53 #

    멋진 표현이십니다. 강산에, 김C, 윤도현의 두드러지지 않는 참여도 예쁘더군요.
  • 지기 2012/02/03 00:52 # 답글

    전 내일 받을 예정입니다. 이번 주말 내내 듣게 될 것 같네요 :)
  • 음반수집가 2012/02/03 09:10 #

    오늘 받으시는군요.
    좋아하실 거애요. 주말 잘 보내세요.
  • 빛의제일 2012/02/03 15:15 # 답글

    막귀에 펄렁귀는 음반수집가님께서 말씀하시면 지릅니다. ^^a
    정태춘과 박은옥, 이번에 새로 나온 것이랑 20년 골든음반 두 개 샀습니다. 오래 전 대학생 때 정태춘 박은옥 테이프 샀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 음반수집가 2012/02/06 01:36 #

    후회 없으실 거애요.
    세상에 대한 관심과 어울려 사는 고민, 그리고 개인에 대한 성찰까지...
    그런 무거움속에서도 음악의 평온이 좋네요.
  • 빛의제일 2012/02/16 20:44 # 답글

    새로 나온 것은 한 번 들어서는 부족하고 여러 번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두 시디 모두 들으며 좋아서, 이렇게 좋은 음악과 함께 라면 파산해도 좋아 싶었습니다.
    매번 좋은 음반 이야기 고맙습니다.
  • 음반수집가 2012/02/20 14:53 #

    저 또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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