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성지순례를 하고 있다. 예전에 마르고 닳도록 들었던 앨범들을 다시 정성들여 재생하고 있다. 그 느낌을 적는데, 아련하다. 부활, 변진섭에 이어 이번에는 공일오비 『2집』이다.
정석원의 수줍은 목소리로 시작하는 공일오비 『2집』은 많은 화제를 낳았다. 환경청의 전화번호를 바꿔놓았다는 「4210301」 , 보기 드물었던 랩송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노래방 공식 엔딩 송「이젠 안녕」, 윤종신의 존재감을 만방에 알린 「친구와 연인」, 장호일의 보컬이 가장 빛을 발했던 「비워진 너의 자리속에」, 공일오비 최고의 조합송 「사람들은 말하지」 등 노래 하나 하나 버릴 게 없었다.
공일오비 『2집』은 90년대 서막을 알린 한국 팝의 명작이었고, 정석원을 한 단계 더 도약시켜주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공일오비는 『2집』 성공에 자신감을 얻어 『3집』부터 『7집』까지 발매하는 음반마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장르를 개척했고, 그들이 지향하는 음을 실험했다.
다른 무엇보다 공일오비 『2집』은 어린 나에게 희열을 잔뜩 주었고, 당시 어느 여자에게도 느낄 수 없는 최고의 연애 상대였다.


덧글
2. 7집 구하길 기원드립니다.
무덥던 여름 내내 친구들은 한결같이 헤비메탈 음악을 틀었고, 저는 그 속에서 이 앨범을 고집했던...
1991년의 기억이 새록새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