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골매를 횡단하다 └2010 음악일기


송골매의 지구반 초기 베스트 『송골매 전집』과 『5집』, 『7집』, 『10집』을 종일 들었다. 송골매 데이가 된 이유는 이번에 발매된 송골매의 『2010』 때문이다.

사실 『2010』은 양적으로 풍성할지 몰라도, 정규앨범으로 규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14곡 중 신곡은 3곡 뿐이다. 그러나 송골매의 브레인이었던 이응수의 참여가 이를 상쇄한다.

이응수는 앨범에서 송골매 역사의 관습을 이어가며 「다시 날아 보자」를 제공하고, 「정말 나쁜 나야」에는 작사로 참여한다. 그는 송골매의 전성기 시절에도 음악감독으로서, 조언자로서 앨범을 만드는데 지대한 공을 세웠더랬다.

송골매의 『2010』에서 눈여겨볼만한 신곡은 「다시 날아 보자」이다. 리드미컬한 곡으로 터프해진 이봉환의 보컬은 배철수와 유현상 사이를 횡단하고, 김정선은 노쇠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인트로는 오아시스의 「Supersonic」을 닮아 더욱 반갑더라. 

하지만 이 노래를 들으며 리듬감에 몸을 맡기지 못했다. 오히려 가슴이 저려왔다. 이유인즉 “어쩌다 마주친 그대와 세상 모르고 살았지, 탈춤을 추면서 놀았지, 빗물을 맞으며 지냈지, 세상만사 뜻대로 모두 다 사랑하며 살았지, 이제 여기 모여라, 꿈꾸는 새가 되어 날으리”라는 후렴구 때문이다.

이 후렴구는 알다시피 송골매 통사이고, 송골매의 유산이다. 노래에 묻힌 20년이 내 인생처럼 회한 섞여 들려왔다.

『2010』에서 압권은 다시 들어도 「새가 되어 날으리」다. 『7집』과 비교하며 들었는데, 세월은 송골매의 부리인 김정선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

차마 올해의 음반으로 꼽기에는 부족함이 있지만, 이 노래 하나만으로도 이번 앨범은 가치 있다. 더불어 배철수와 구창모가 없어도 좋으니 이응수, 김정선, 이봉환 3각 체제의 앨범이 꾸준히 나오기를 바래본다. 개인적으로 2009년 서울전자음악단 『2집』만큼 소중하고 배부르게 듣고 있다.

PS. 이응수님과 메일을 주고받았다. 그는 모를 테지만 「세상만사」를 통해 한참 전 나는 그에게 경도돼 있었다. 신중현 옹을 만난 것처럼 영광스럽고 행복하더라. 그와 송골매의 건승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덧글

  • 너털도사 2010/03/16 13:26 # 답글

    앨범이 드디어 나왔군요...구창모 배철수가 없는 송골매는 어떨지 궁금합니다.
  • 음반수집가 2010/03/17 12:21 #

    나름대로 들을만 합니다.
    매우 열정적입니다.
  • 스푼맨 2010/03/17 01:04 # 답글

    새가 되어 날으리, 세상만사 정말 좋아합니다. (고3인데 말이죠 ㅋ)

    노래방에서 새가 되어 날으리가 없어서 슬퍼했었는데 말이죠
  • 음반수집가 2010/03/17 12:22 #

    와우~~

    이번 기회에 제대로 뜬다면, 정말 좋을텐데요.
  • 스푼맨 2010/03/17 23:33 #

    노래방에서

    새가 되어 날으리~ 높이 높이 날아서~~~~~~
  • klesa 2010/03/18 11:09 # 답글

    송골매에서 비쥬얼을 담당했던 사람은 과연 누구였을까요?.

    가장 패셔너블했던 사람은 이봉환이었는데..
    (후드티위에 콤비.ㅋㅋ)

    과연 누구였을까요?.


  • 음반수집가 2010/03/29 01:47 #

    구창모와 이봉환 정도 아니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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