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論 : 노래 속으로 들어가다 7 음악이야기

7. 우리는 조용필의 펜이다
(사진출처 : 조용필 공식 홈페이지 http://www.choyongpil.com)

200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한국 음반 시장은 5만 장만 팔려도 성공이라고 말할 정도로 완전히 몰락한다. 가수를 길러내는 기획사는 온갖 잡동사니를 생산하는 매니지먼트로 전락했고, 노래 잘하는 가수는 실종 됐으며, 자기 말하는 아티스트는 변방에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작품으로 대표되는 앨범 발매는 점점 줄어들며, 노래는 음원으로 대체되고 있는 형편이다. 가장 큰 문제는 노래의 수익을 가수가 아닌 이동통신사가 대부분 거둬들여, 가수가 노래가 아닌 외적 연예 영역으로 활동 기반을 옮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 사회의 불평등한 분배와 불합리한 구조가 음악시장에도 그대도 재현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기획사의 꼭두각시로 춤을 추지 않는 한, 자기 노래를 부른다는 건 낙타가 바늘구멍을 빠져나가는 것만큼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현실적으로 현재 음악 시장의 개선은 불가능해졌고, 제2의 조용필이 나오는 건 더더욱 어려워졌다.

조용필이라는 가수가 탄생하기까지 조용필 개인의 노력도 있었겠지만, 시대와 대중이 그를 필요로 했고, 지지했다는 점도 상기해야 한다. 적어도 가수는 “좋은 노래”를 부르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고, 대중들은 “노래 잘 하는 가수”의 음반을 구매하며 그들의 생활과 창작활동의 기반을 조성해줬다.

이 땅에서 가수라는 직업은 고달프다. 저작권이 정비되기 전까지 앨범을 아무리 많이 팔아도 노래의 수익은 대부분 제작사가 가져갔으며, 정작 저작권이 정비된 지금에는 음반이 팔리지 않고 노래를 홍보할 다양한 경로가 사라졌다.

방송 출연 수입금도 노래를 부르는 것보다 토크쇼에 출연해 떠드는 것이 더욱 많으니 가수들이 노래보다는 그 외적 영역으로 눈을 자꾸 돌릴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그들도 먹고 살아야 되지 않은가. 그러나 현실을 탓하기 이전 가수 본인들의 문제인식과 이를 개선키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논리비약일지 모르지만 조용필처럼만 하면 된다. 중언하건데, 그는 음악에 목숨을 걸었고, 40년이라는 시간을 노래 하나에 투자했다.

2010년이면 조용필은 환갑을 맞이한다. 서른이 넘으면 조로하는 한국대중음악신에서 여전히 조용필은 과거가 아닌 현역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용필은 불합리한 한국음반시장의 시대에도 살아남았으며, 음반이 팔리지 않는 시대에는 콘서트라는 기본 명제로 전환했다. 정상의 위치에서도 그처럼 많이 듣고 공부하며 계속해서 자기를 혁신하는 뮤지션이 얼마나 되는가. 이점을 지금의 가수들이 분명히 알아야 한다.

조용필은 대중음악의 볼모지인 한국에서 장르의 경계를 허물었고, 세대를 통합했으며, 노래 외에는 한눈팔지 않고 반세기를 달려왔다.

그처럼 노래를 존중하고 사랑했던 가수가 2000년대에도 출연했다면 우리 대중음악판이 지금처럼 축소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는 우리 대중음악의 문법을 확산시키며 질적인 평균율을 높여 놓은 작가다.

때로는 모든 방송과 라디오에서 울려 퍼지는 조용필 때문에 지겨웠지만, 그마저 없었다면 우리의 삶은 꽤나 고루했을 것이다. 이제는 조용필의 가치를 떠나 그와 함께 늙어간다는 게 자랑스럽다. 조용필이 그의 평생을 통해 보여준 노래와 함께 사는 법, 그 속으로 기꺼이 들어가련다(끝).




덧글

  • basher 2009/12/13 14:07 # 삭제 답글

    요새 국내 음악시장 보면 암울하군요
  • 음반수집가 2009/12/14 06:54 #

    개선될 겁니다. 방법을 만들어봐야죠. ^^
  • 간달프 2009/12/13 14:09 # 답글

    수고하셨습니다. 덕분에 앞으로 어떻게 꿈을 키워나아가야 될 지에 대한 또하나의 끈을 잡게 되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다시한번 조용필의 19집을 기다려 봅니다.
  • 음반수집가 2009/12/14 06:54 #

    성원 감사합니다. 소스 많이 얻었습니다. ^^
  • 김갱 2009/12/13 14:47 # 답글

    그마저 없었다면 우리의 삶은 꽤나 고루했을 꺼라는 말이 참 좋네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 음반수집가 2009/12/14 06:54 #

    고맙습니다.
  • 누이 2009/12/13 17:29 # 삭제 답글

    뒤늦게 조용필의 노래에 다시한번 빠져든 날팬입니다 우리나라에 이런 가수가 있어줬다는 그자체가 너무 감사하구요 여전히 콘서트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주시는 조용필님도 감사합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콘서트를 통한 팬들과의 만남이 사실상 너무 한정적이지않나,, 그래서 정말 가끔은 TV를 통한 대중 전체와의 만남도 정말 ... 가..끔..씩은 뵐 수 있었으면 우리대중음악에도 한번씩 신선한 자극제가 되지않을까 한느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감사히 잘 읽고 갑니다
  • 음반수집가 2009/12/14 06:54 #

    감사합니다. 이제 잠 좀 자야겠습니다. ^^
  • 필팬 2009/12/13 18:40 # 삭제 답글

    7편 마지막까지 왔군요. 고생하셨습니다.^^ 이런 글들도 우리 대중음악의 소중한 자산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필님은 물론 다른 음악.가수들에 대해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ㅎㅎㅎㅎ
  • 음반수집가 2009/12/14 06:55 #

    고맙습니다.
  • 우연의음악 2009/12/13 21:31 # 답글

    조용필의 음악도, 그의 음악을 조명한 이 글도 너무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 음반수집가 2009/12/14 06:55 #

    저도 감사합니다.
  • 퍼프 2009/12/14 04:24 # 삭제 답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중간에 언급하신 내용을 보고 "내가 그 서태지 세대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갈망하던 직접적인 공감대가 주어졌(다고 생각됐)을 때에 다른 것까지 눈에 들어오기엔 너무 어렸나 보다, 하는 생각도 잠시 했습니다.

    "한때" "누구나 좋아했던" 가수로서의 가치를 훨씬 뛰어넘는 조용필과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더이상 "모두의 음악"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곤 있지만, 그 결론 자체의 합당성을 떠나서 제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치는 얕은 눈으로 성급하게 단정지었나 하는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많이 공부가 됐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 음반수집가 2009/12/14 06:55 #

    저도 공부 많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 허허 2009/12/14 09:59 # 삭제 답글

    음악계에 정말로 조용필, 김창완, 신중현과 같은 사람들이 조금만 더 많았었다면..... 하다못해 그러한 사람들이 탄생할 수 있는 배경이라도 조금만 더 깔려있었으면....오늘날 우리 음악계가 조금은 더 빛이 보이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전 이제 고작 20살에 접어든 나이지만 어렸을 적부터 항상 부모님의 영향 때문인지 몰라도 조용필, 산울림, 신중현과 같은 가수들의 노래를 듣고 자랐었습니다. 그들이 일궈낸 음악적 발전, 성과가 현재 주류음악계에선 거의 소멸되다시피 한 점, 그래서 시기가 흐를때마다 음악적 단절감이 깊어가는 것에 대해선 정말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제가 친구들에게 애늙은이 소리까지 들어가면서도 7~80년대 음악들을 듣는 이유도 지금은 느끼기 힘든 음악적 실험, 발전, 좀 더 나아가서 그들의 열정과 땀이 귀를 통해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요샌..일부 인디그룹들을 제외하곤 그러한 점을 찾아보기 힘들다는게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조용필은 정말...정말 우리가 가진 음악계의 보물이 아닐런지요.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ㅎㅎㅎ 다음번엔 신중현님에 대한 글이라도 연재하심이..
  • 음반수집가 2009/12/16 01:15 #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다시 힘 좀 저축해서 언제고 정리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최종환 2010/03/12 13:54 # 삭제 답글

    가왕!!!^^
  • 음반수집가 2010/03/15 00: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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