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論 : 노래 속으로 들어가다 6 음악이야기

6. 나는 조용필이다
(사진출처 : 조용필 공식 홈페이지 http://www.choyongpil.com)

90년 후반 서태지와 아이들의 은퇴와 IMF의 여파로 음반 시장은 급격히 몰락한다.

박준흠은 “서태지 이후로 바뀐 주류 음악 신에서 한 5년 정도 지나니까 좋은 소스(노래, 음악인) 없이 매니지먼트만으로 매출이 늘지 않는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확인했고, 실제로도 1997년을 기점으로 음반 시장이 축소되기 시작했다. 음반 시장이 퇴조를 보인 것은 네티즌들이 인터넷에서 P2P로 파일을 무단 복제하고, 벅스가 1,600만 명의 회원들에게 공짜로 음악을 들려주기 훨씬 이전부터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21세기를 앞두고 한국 음반 시장은 박준흠의 말대로 축소되던 시기였고, “음반” 산업에서 “음악” 산업으로 변모하던 전환기였다. 하나 바로보아야 할 부분은 음반 시장이 몰락한 건 사실이나 온라인 음악 시장은 퇴락이 아닌 성장을 이루었다는 점이다.
표에서 보듯이 자본은 음반시장에서 온라인 음원시장으로 옮겨간다. 전세계적으로 음반시장의 매출이 2000년대 들어 5년 만에 25%로 감소했지만, 우리나라처럼 73%로 급감한 건 아니다.

음반매출이 음악 시장의 일부라고 볼 때 음반 시장의 고전 이전에 음악 산업의 전반적인 문제에 대한 언급부터 선행돼야 한다. 음반 매출의 감소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기획사와 제작사들의 게으른 자세에 있다.

소비자들이 우리 음반 시장을 세계 10위권으로 만들어 줬을 때 기획사와 제작사들은 새로운 뮤지션을 발굴하고 음악의 다양성을 추구하기보다는 똑같은 형태의 가수들을 획일적으로 재생산하고, 온갖 컴플레이션 음반을 재탕한다.

음반 시장의 질적 하락과 더불어 음반 발매량 또한 해마다 줄어들며 소비자들은 다양한 들을 권리를 상실한다. 결국 눈앞의 이익만 탐하던 이들은 소비자를 우롱한 대가로 모두 부메랑을 맞게 된다.

이 시기는 조용필에게도 쉽지 않았다. 조용필은 80년대 11장, 90년대 6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는 단 한 장의 앨범만 발매했을 뿐, 더 이상의 작품은 없었다. 조용필은 해법으로 앨범 제작보다는 자신의 기존 작품을 퇴고하며 이를 바탕으로 재편곡한 노래들로 공연 레퍼토리를 구축하는 한편, 그가 꿈꾸던 뮤지컬을 계획한다.

2003년 조용필은 데뷔 35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전국 투어와 함께 그의 욕망이 투영된 『18집』을 발표한다. 조용필은 강렬한 록오페라 『18집』을 통해 뮤지컬과 오페라까지 장르를 확대시키며 21세기에도 여전히 그가 유효하다는 걸 천명한다.

이와 맞물려 들을 게 없어진 2000년대, 드디어 언론은 조용필의 위대함을 재조명하고 평론가들은 조용필이 왜 소중한 작가였는지 재평가한다.

준비된 조용필의 공연은 이 땅에서 독보적이었고, 그 여세를 몰아 이미자에 이어 두 번째로 평양 공연이라는 쾌거를 이룩한다. 여기에 조용필을 억압했던 정치인과 기업인까지도 조용필의 공연을 관람하며 그를 듣는 걸 자랑스러워한다. 폄하 받던 대중가수의 위상이 예술가의 그것으로 인정되고, 조용필이 한국대중음악의 아이콘으로 정의되는 순간이었다.

이것은 무려 40년 동안 한길만 팠던 조용필이기에 가능했다. 조용필은 일관성은 세대와 계층의 장벽을 허물며 아버지와 아들이, 농부와 대통령이, 가진 자와 없는 자가 모두 한데 어울려 그의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게 만들었다. 이런 보편성을 가진 작가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이 지구상에 흔치 않다.

덧글

  • 케이채 2009/12/13 22:28 # 삭제 답글

    요즘 참 90년대 가요계가 그립습니다.
    특히 90년초중반은 황금기였다 할만한데 말이죠..
  • 음반수집가 2009/12/14 06:53 #

    선배들의 노력과 팝의 자양분을 삼아 다양한 작가군이 출연했죠.
    좋았던 시절이었습니다.
  • 로티플 2009/12/14 08:08 # 삭제 답글

    글쎄요..저는 80년대의 가요계가 그립습니다. 그리고 그때가 황금기였다고 생각하구요. 서양 팦시장도 80년대가 최고의 대중음악 전성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조용필, MJ등 걸출한 뮤지션들도 가장 많았다고 생각되구요.
    암튼, 음반수집가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음반수집가 2009/12/16 01:14 #

    80년대와 90년대 우위론이 있는데요.
    두 시절 모두 장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감사합니다.
  • 오랜친구 2013/04/30 16:05 # 삭제 답글

    감사히 잘 읽었읍니다.
    과거 지구레코드와의 갈등도 최근 다시 회자되면서, 저작권에 대해 다시 대중들에게 각인이 되고 있는 요즘
    아이러니 하게도, 지구와의 관계가 끝난 9집 이후로, 음반사에서 재발매를 안하니 참 답답합니다.

    현재 1집~8집까지 지구발매 음반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나,
    후기 명곡들(90년대 발매음반들)은 모두 절판되어구할 수가 없음에 참 아쉬움을 남깁니다.

    13집 수록곡 "꿈"을 CD 로 들을 수 없는 현실이 각박하기만 합니다.
  • 음반수집가 2013/05/12 00:54 #

    어떤 식으로든 재발매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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