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2009 음악일기


일주일이 길다. 오늘따라 내가 왜 그리 못나 보이는지 모르겠다. 편하게 쉬고 싶다. 하지만 아이와 집안일이 휴식을 허락지 않는다. 오랜만에 아빠 얼굴을 본 관휘가 마구 안긴다.

늦은 저녁을 먹고 관휘의 목욕물을 받는다. 물을 받는 사이에 지 엄마한테 혼나고 있다. 나를 믿고 까부는 건지 꽤나 심하다. 모르는 척 하고 물을 받는다. 엄마가 달래는 소리가 들린다.

관휘가 갑자기 뛰어 나와 묻는다. 아빠 밥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지 엄마한테 뛰어가 아빠가 할 수 있다고 소리를 지른다. 다시 뛰어나 또 묻는다. 아빠 음식도 할 수 있지, 못해. 들어가더니 벽을 보고 얼굴이 벌게진다. 관휘를 달래니 방성대곡을 한다.

내가 지편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동의하지 않았다고 그게 섭섭하다고 서럽게 운다. 그간 못 봤던 아빠에게 이것저것 무방비로 받고 싶었나 보다. 겨우 달래 목욕을 시키고 책을 읽어준다. 옆에서 얘기해주며 재워달란다. 미안하다고, 아빠는 밀린 원고를 써야 한다고 다시 의자에 앉는다. 그냥 허탈하다.

미웠던 신해철고 듣고 싶어진다.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를 듣는다. 연가라고 생각했는데, 포기하지 않고, 후회 없다는 말이 절절하다. 교묘하게 일과 아이와 지친 육체가 폭탄주처럼 섞인다. 슬픈 표정 지우고 자야겠다. 자고 나면 관휘도 웃고 있을 것이다.


덧글

  • 해독불능 2009/12/10 09:20 # 답글

    지난 2년의 크리스마스는 N.EX.T와 함께 였는데.. 올해는 부산.. (전 서울) .. 신해철 1집이나 오랜만에 들어야 겠군요. ㅎㅎ
    관휘군은 잘 잤겠죠? ^^
  • 음반수집가 2009/12/11 09:48 #

    그랬군요.

    잘 잤습니다. ^^
  • 너털도사 2009/12/10 13:58 # 답글

    무한궤도 듣고 있어요... CD립을 해서 엠피로 듣고 다닙니다.
    비도오고 옛생각나요...
  • 음반수집가 2009/12/11 09:48 #

    정말 옛생각이 덤비더군요. ^^
  • 간달프 2009/12/11 09:06 # 답글

    "조금 정중하지 않은" 위키백과가 있습니다. 해서 박진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http://nang01.cafe24.com/wiki/wiki.php/%EB%B0%95%EC%A7%84%EC%98%81

    어떤 사람이 이 내용을 캡쳐해서 올렸다고 해서 보러 갔더니 안티다, 구라깐다, 한쪽으로 너무 치우쳤다, 좌빨이다 (응?) 등등 갖은 욕을 저질러 놓았더군요. 이상했습니다. 전 "있는 사실만" 적었는데 말이죠.
  • 음반수집가 2009/12/11 09:48 #

    정독해서 읽어보겠습니다.
    고생하시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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