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나기 : 이번 주에 들은 CD들 └2009 음악일기


가끔은 아내고, 아이고, 그 모든 사람들에게서 벗어나고 싶을 때가 있다. 오늘은 관휘 찾기가 그렇게 귀찮고, 저녁하기도 싫다. 한 일주일 가족 걱정 없이 혼자서 지내고 싶다. 그래도 음악 듣기의 욕망은 여전하다. 음악이 없었다면 인생이 건조해 얼마 살지 못했을 것 같다.

한주 동안 에어로스미스, 블러, 소닉 유스, 카펜터스, 크림, AC/DC, 데프 레파드, 러쉬, 서태지, 건스 앤 로즈의 음반들을 들었다.

에어로스미스의 90년대 명곡들을 모아놓은 『Young Lust : The Aerosmith Anthology』 중 낯설지만 익숙한 「Love Me Two Times」가 잘 들어온다.

에어로스미스 이전에 들어본 멜로디인데, 누구 노래인지 생각나지 않는다. 답답해서 부클릿을 살피니 도어스가 원곡이다. 실력이 쟁쟁한 팀이라 도어스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았다. 한참 반복해서 즐겁게 들었다.

얼마 전 블러는 “그룹 결성 20주년과 재결성 투어” 기념으로 두 번째 베스트 앨범인 『Midlife: A Beginner's Guide To Blur』를 발매했다. 수록곡 중 미발표한 「Popscene」외에는 특이한 게 없다.

한 주 동안 블러의 앨범들을 놓지 않고 들었는데, 『Think Tank』가 가장 좋다. 블러의 음악 또한 라디오헤드만큼 종잡을 수 없고 매력적이다. 어서 빨리 이들의 신보를 만나고 싶다.

소닉 유스는 여전히 이상의 시처럼 난해하지만 친근하다. 하지만 더울 때 들으니 쥐약이다. 작년 겨울부터 카펜터스의 베스트를 꾸준히 듣고 있다. 주기적으로 달콤함과 차분함도 처방해줘야 한다. 크림의 『Disraeli Gears』이후 에릭 클랩튼을 확대 못하고 있다. 이렇듯 진도 못나가고 있는 뮤지션이 한둘이 아니다.

AC/DC는 앨범 두 세장으로 10년을 버티어왔다. 신작도 좋지만 역시 『Back In Black』이 백미다. 이들의 디스코그라피를 계속 기웃거려 본다. 러쉬는 질주하지만 서사가 있고 정교하다. 더위 잊고 음악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데프 레파드는 오직 『Hysteria』만 들어온다. 무척 촌스럽고 단순한데도 진지한 면이 있다. 더운 밤, 자장가 삼을만 하다. 오랜만에 들은 건스 앤 로즈는 변함없이 요염했다. 『Use Your Illusion』의 커버가 익숙했는데, 다름 아닌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에서 가져왔다. 에디 라이트의 『왼손이 만든 역사』덕분에 오늘에야 알게 됐다.

그리고, 드디어 윤상 『6집』이 나온다. 오늘 밤은 윤상 베스트를 끼고 복습해야겠다.



덧글

  • 지나가다 2009/07/03 22:31 # 삭제 답글

    건즈 2집에 해당하는 use your ilusion 1,2는 물론 명반임엔 틀림없지만
    저거 라이센스로 샀다가 기분 완전 잡친 기억이 나네요.
    use your illusion1에 2곡 잘려있어서. 그 이후로 저 앨범 사는 사람 있으면 꼭 수입반 사라고 말해줍니다.

    아. 그리고 딴지는 아닌데 aerosmith의 경우 99%의 사람들은 에어로스미스라고 발음합니다. 물론 수집가 님의 내공을 익히 알고 있지만 괜히 모르는 사람들 와서 저거가지고 꼬투리잡아서 댓글달까봐. (수집가님을 위한 마음에서)ㅋㅋ. 더운데 시원하게 보내십시오~~
  • 음반수집가 2009/07/03 23:18 #

    1. use your ilusion 1은 라이센스 테이프로 구입했다가, 나중에 저도 그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한참 뒤, 수입반으로 구입했집만 어찌나 분하던지~~ ^^

    2. 평균에 따라야죠. 섹시한 이들의 음악과 뮤비때문에 자꾸 "에로"라고 지칭하네요. ^^ 수정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 문제 거리 있으면 계속 말씀해주세요. 주말 잘 보내세요.
  • 바른손 2009/07/03 23:02 # 답글

    90년대 후반에 제가 좋아하고 구입한 앨범이 몇 보이네요 *.*//
  • 음반수집가 2009/07/03 23:14 #

    ㅎㅎ~~

    그 동질감이 좋습니다. 시원한 여름밤되세요.
  • 오호 2009/07/04 00:53 # 삭제 답글

    근데요, 관휘가 제일 좋아하는 록 음악은 누구의 무슨 곡인가요?
  • 음반수집가 2009/07/04 03:31 #

    아무래도 동요 좋아해요.

    굳이 록음악을 꼽으라면 가끔 기분 좋으면 비틀즈의 "Hey Jude" 부릅니다.
  • 꿈의대화 2009/07/04 01:31 # 답글

    여름에 듣는 소닉유스는 당연 "Dirty" 아니겠어요? :)
  • 음반수집가 2009/07/04 03:31 #

    찾아듣겠습니다. ^^
  • 여름 2009/07/04 22:48 # 답글

    제 경우엔 여름에 산 CD나 여름여행때 즐겁게 들은 CD들이 기억나는 대로 열심히 찾아 듣는 편입니다.
    Poison의 Best앨범, Tesla의 싸이코저녁, 카운팅크로즈의 토욜밤일욜아침 앨범이당장 듣고 싶네요. 또 블러 이야기를 보니 블러도 듣고 싶습니다.
  • 음반수집가 2009/07/05 17:44 #

    포이즌 말씀하시니 급작스럽게 듣고 싶네요.
    오늘 덥습니다. 평온한 저녁 되세요.
  • 은비뫼 2009/07/06 00:17 # 답글

    수집가님의 음악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신이 나네요. ^^
    대리만족을 느끼나 봅니다. 어제 친구네 집들이로 음악동아리 친구들이 모여서 체조 경기장에서 공연한 뮤지션들 이야기부터 사운드가 안빠져도 쥬다스 프리스트는 대단하더라는 등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며 날을 넘겼습니다. 수집가님 이야기도 언제나 그런 느낌입니다. 시원한 한 주 되세요.
  • 음반수집가 2009/07/07 18:06 #

    후~~ 감사합니다.
    덕분에 시원합니다. ^^
  • focus 2009/07/07 14:59 # 답글

    Young Lust 는 언제봐도 섹쉬하네요..
    안살수없는 쟈켓이죠...ㅎ
  • 음반수집가 2009/07/07 18:06 #

    ^^ ~
  • 후멍 2009/07/09 20:17 # 답글

    혹시 데이먼 알반의 사이드프로젝트인 The Good, The Bad & The Queen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네요^^ 오아시스보다 블러를 더 좋아하는 이유가 데이먼 알반의 끝없는 호기심 때문인데, 쉴 새 없이 자극하는 즐거움이 제겐 굉장한 매력으로 다가오더라구요. 기타리스트인 그레이엄보단 데이먼알반 쪽이 제 취향에 맞는 듯 싶기도 하고, 하여간 The Good, The Bad & The Queen 역시 데이먼알반의 영향력아래 있는 앨범이니 기회되시면 꼭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 음반수집가 2009/07/10 02:55 #

    저는 콕슨을 더 좋아하는데요. 그렇다고 알반이 싫다는 건 아닙니다.

    The Good, The Bad & The Queen 참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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