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이영훈, 오아시스 VS 장기하와 얼굴들 └2009 음악일기


1.
신해철의 학원 광고에 대한 해명 글은 언제 즈음 볼 수 있을까. 기회를 노렸다는 듯 〈조선일보〉에서는 신해철을 진보로 규정한 채 진보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고, 〈프레시안〉에서는 서태지와 윤도현까지 도매금으로 넘겨버렸다.

“진보라고 내세운 것들아, 봐라 니들도 어쩔 수 없지”라는 요지다. 신해철의 본의는 아니었겠지만 그 덕분에 진보가 욕을 먹고 있다.

그런데 말이지. 우리나라에 과연 진보라는 종자들이 존재했나. 극우 아니면, 중도보수만 설치는 나라에서 진보타령을 한다. 여하튼 일이 이렇게 복잡해졌건만 신해철은 뭐하는지 모르겠다. 남들이 피해를 입고 있단 말이다.

2. 얼마 전 이영훈의 노래비가 세워졌다. 이영훈의 글을 담은 『Art Book 광화문 연가』도 출간됐다. 추모와 그를 기리는 책도 좋지만 이영훈의 전성기 시절 이문세 앨범을 재발매하는 건 어떤가. 컴플레이션 『옛사랑』은 정말 아니다.

이놈의 문화는 무엇이 추모고 애도인지를 전혀 모른다. 옛사랑과 재회 좀 시켜줘. 못하겠으면 판권을 우리에게 넘기던가.

3. 오아시스의 내한 공연이 확정됐을 때, 『Dig Out Your Soul』의 리팩키지 버전이 100% 나올 거라 확신했다. 과연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기존반에 보너스 트랙 2곡을 더해 새로 발매된다.

어처구니없는 게, 넘치는건 보기 싫을 정도로 넘치고 모자란 건 씨가 말라 찾을 수가 없다. 이러니 어린애들이 배워 A, B, C, D 버전에 E, F까지 만들어대지. 시장이 밉다. 미운데도 나 또한 자꾸 장을 본다.

4. 모든 게 삐딱한데 내 탓만은 아니다. 한국 정치가 나를 자꾸 이따위로 만든다. 다 접고 우리 시대 최고의 저항가수 장기하와 얼굴들 사러 가야겠다. "싸구려 커피"의 미덕이 절실히 필요하다.



덧글

  • basher 2009/02/27 09:10 # 삭제 답글

    "이영훈의 전성기 시절 이문세 앨범을 재발매"

    이부분에서 뭉클해지네요 정말 우리나라도 쫌!!!
  • 음반수집가 2009/03/02 00:08 #

    ㅎㅎ~~
    이영훈 추모 자세도 좋았습니다.
    다만 이문세 앨범 듣기가 요원한 요즘, 다양한 방법 중 진검승부를 생각해봤습니다.
  • 생선 2009/02/27 09:56 # 답글

    저 같은 경우엔 리팩키지도 시디를 따로 준다면 모를까, 한 시디안에 보너스트랙으로 넣으면 왠지 통일성을 해치는 것 같아서 선뜻 손이 안가더라고요.(내한 기념투어에디션~ 뭐 이런 멘트도 왠지 구차해보이고...) 보너스트랙은 일본반과 같은 것 들이네요. 영국한정반에서 준 보너스시디줄 일은 없으려나....
  • 음반수집가 2009/03/02 00:08 #

    일본 것과 같더군요.
    말은 저렇게 했지만 아무도 사게 될 것 같습니다. ㅠㅠ
  • 진겟타 2009/02/27 10:45 # 답글

    장기하씨가 요 근래의 진리죠.
  • 음반수집가 2009/03/02 00:09 #

    요즘 가요계의 대안으로 보고 있습니다.
    딴짓만 안 하고 음악으로만 얘기했으면 좋겠네요.
    지금의 행보 너무도 좋답니다.
  • 시린콧날 2009/02/27 11:07 # 삭제 답글

    장기하 앨범 오늘 질렀습니다. 뉴스봐도 욕만 나오니 장기하 앨범 들으면서 맘좀 가라앉혀야겠네요.
  • 음반수집가 2009/03/02 00:09 #

    그러세요. 저도 싸구려커피 한참을 반복해 들었습니다.
  • mentirosa 2009/02/27 11:31 # 답글

    장기하에게 저항가수라는 물론 농담이지만 이미지를 부여하는 것도 좀 그렇습니다. 신해철이 진짜 진보인지는 모르겠지만 자기 스스로 말과 행동으로 그런 이미지를 만들어간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욕먹는 것일테고.
    장기하가 하는 음악이나 붕가붕가레이블의 운영형식은 새롭고 혁신적이지만
    가끔 사람들이 그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있지 않나 싶을때가 있습니다.
    장기하와 한국음악을 누구보다 좋아하고 걱정하시는건 알지만요.
  • 음반수집가 2009/03/02 00:11 #

    이미지 부여보다는 지금 주류의 풍요속의 환상 노래들을 볼때, 방바닥 긁는 백수가가 현실을 반영하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너무 띄우는 것도 안 좋지만, 주류 시장의 행보를 보며 답답이 풀려 제가 오버 좀 했습니다.
  • 팬텀F하록 2009/02/27 12:06 # 답글

    저도 예약했습니다 ^^
  • 음반수집가 2009/03/02 00:11 #

    저도 매장가서 직접 사려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전은 아직 안 팔더군요. ㅠㅠ
  • 팬텀F하록 2009/03/02 00:12 #

    부산간김에 매장갔는데, '장기하는 안들어온다'고 말하더군요.
    어감이 영 기분나쁘더라구요;
  • 음반수집가 2009/03/02 04:16 #

    왜 그럴까요. 음...
    한 가지 추측은 되는데, 너무 정치적이라서... 설마...
    정말 궁금하네요.
  • 시리어스 2009/02/27 15:03 # 답글

    장기하.. 굉장히 많은 분들사이에서 이슈가 되는데 전에 싸구려 커피음악을 들었을땐 뭔가 신선하다는 느낌하나였던거 같습니다.
    어쩌면 제가 제대로 들어보지 않았지만요.
    그 음악외의 다른 트랙들은 저항적인 메세지가 담겨져있는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음반 수집가님께서 구입하실 정도면은 소장가치가 있으니 왠지 굉장할거란 예상이 드는데..
  • 음반수집가 2009/03/02 00:12 #

    절판되면 10만원은 기본으로 먹고 들어갈 겁니다. ^^
    여하튼 그런 걸 떠나 밀어주고 싶은 친구입니다.
    공연 내용이나 공연하는 곳을 보면 생각마저도 기특해 사랑하고 싶습니다.
  • ..흠.. 2009/02/27 15:27 # 삭제 답글

    암것도 모를때 tv에서 장기하가 달이차오른다~ 할때 손발이 오그라들었는데.. 지금은 뭐 익숙했졌음
  • 음반수집가 2009/03/02 00:12 #

    새로운 걸 개발하겠죠.
    계속 애정으로 지원하려 합니다.
  • Run192Km 2009/02/27 18:47 # 답글

    리패키지를 예상하시다니.
    예지력이 높으십니다...;;
  • 음반수집가 2009/03/02 00:12 #

    하도 당하다 보니, 오히려 부끄럽습니다.
  • 피이슬 2009/02/28 13:59 # 삭제 답글

    방금 장기하 앨범을 받아서 듣고 있습니다.
    제가 노래를 들을때 아무것도 고려하지않고
    노래 차체만을 듣기 때문에 뭐 저항이나 뭐 그런것은 접어두고,
    들으면서 느끼는건 옛날느낌이 난다는거.
    배철수 아저씨가 노래부르는것 같기고 하고. 그렇네요.
  • 음반수집가 2009/03/02 00:13 #

    제2의 산울림 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여하튼 신선하고 문법이 아주 좋습니다.
  • 한국인 2009/03/01 13:24 # 삭제 답글

    장기하씨가 저항가수라구요?
    또다른 밥딜런스타일의 그런 가수 아닌가요?
    저항가수는 요...
    최소한 존레논이 보여준 음악 과 활동 정도
    그리고 유투 보노의 사회운동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born to run같은 그런 가사가 되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폄하하는게 아니라 미니앨범하나 언더그라운드스타일로 만들었다고
    무슨 저항가수입니까?물론 폄하하는것은 아니고 바람직한 뮤지션이지만
    너무 과대평가하는것 같습니다.
  • 액슬 2009/03/01 19:33 # 삭제

    여기서 말하는 저항이라는게 꼭 사회적으로 비판을 하고 뭐 그런 의미의 저항이 아니라 장기하가 가수로서 성공한 사례가 좀 특이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보통 대중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가수들은 대형 연예기획사에서 키워지고 기획사가 원하는대로 춤을 추고 노래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장기하같은 경우에는 자기 소신을 가지고 음악을 하는 사람이고 대형기획사의 꼭두각시도 아닙니다. 요즘같은 때에 메이저 음악 신에 자기 말을 하는 음악인이 뭐 어디 흔합니까... 어떻게 보면 다른 의미에서의 저항가수라고도 볼 수 있겠지요...

    제가 설명을 잘 못해서 이해가 안 되실지도 모르겠지만 밑에 올려져 있는 장기하에 관한 포스트를 보시면 대충 이해가 가실듯 합니다...
  • 음반수집가 2009/03/02 00:15 #

    예, 과대평가 인정합니다.

    먼저 댓글로 말씀드렸다시피 반복하자면...

    이미지 부여보다는 지금 주류의 풍요속의 환상 노래들을 볼때, 방바닥 긁는 백수가가 현실을 반영하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너무 띄우는 것도 안 좋지만, 주류 시장의 행보를 보며 답답이 풀려 제가 오버 좀 했습니다.

    PS. 액슬님의 답변이 정답이네요. 감사합니다.
  • 뱀쥐 2009/03/04 03:10 # 삭제

    과대평가라는건 맞지 않구요;;;;;;;;;;;;;;;;;;;
    오해입니다 오해ㅋㅋㅋ
    저항가수가 일반가수보다 훨 뛰어나고 위대하다라는 해석이 깔려있는듯 보이기도 하네요;ㅋ
    별개의 것이지요. 별개의 것.

    헌데 또하나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양희은씨가 아침이슬을 부를때와는 전혀 의도치 않게
    민주항쟁의 상징곡으로 승격화된 것처럼
    장기하와 얼굴들의 노래도
    뭔가 기존 질서에 대한 넋두리 내지는 소박한 저항으로서의
    상징이 될 수도 있곘지요.ㅋ
  • 음반수집가 2009/03/04 06:36 #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을 듯 싶네요.
  • 2014/01/14 14:46 # 삭제 답글

    장기하씨는 굳이 구분하자면 보수성향입니다
    물론 인디계에 발을 담그고 있기에 하는 수 없이 진보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죠
    인디출신들은 대놓고 진보적 가치를 찬양하고, 혹시 당신의 음악이 정치적 의미가 있는 것 아닌지? 라고 물으면 긍정의 미소를 띄곤 하는데
    장기하는 예능에 나와서까지 '우리 장기하와 얼굴들의 노래는 정치색이 전혀 없고, 그런 의도로 작곡된 것도 아니고, 민중가요? 더더욱 관심없고 재미 없다. 우리를 그런 식으로 맘대로 정의내리지 말아달라' 고 말했었습니다.
    이쯤되면 장기하라는 가수는, 음악 그 자체에만 의미를 크게 두고 사회적 메시지는 별로 던지고 싶어하지도 않는 걸 알 수가 있죠
  • 음반수집가 2014/01/16 16:59 #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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