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듣는 시간 └2009 음악일기


이틀 동안 오아시스의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H2O의 『3집』, 윤상의 『3집』, 롤링 스톤즈의 『12 X 5』, U2의 『The Best Of 1980-1990』, 킹 크림슨의 『Thrak』, 프란츠 퍼디난드의 『Franz Ferdinand』 루 리드의 『Transformer』, 아바의 『Super Trouper』, 김광석의 『1집』, 윤도현밴드의 『한국 rock 다시 부르기』, 김두수의 『3집』을 들었다.
 
요즘 도서관으로 출근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 합쳐 2시간, CD 2장을 온전하게 들을 수 있다. 관휘를 데리고 와 집안을 정리하고 저녁을 차리며 다시 한 장, 야심한 밤을 틈타 2, 3장의 음반을 들으면 하루 6장 정도를 들을 수 있다. 최근 내 일상에서 CD 듣는 시간이다.

오아시스의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는 언제 들어도 좋다. 이들의 내한공연을 못가니 음반으로 대신하련다. 앨범 한 장에서 모든 곡이 좋기가 힘든데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는 그 작은 구멍을 통과했다.

H2O의 『3집』이 재발매 된다는 소식을 언뜻 들었다. 나는 아직까지도 H2O가 좋은 줄 모르겠다. 박준흠이 너무 과대평가했다는 느낌인데, 모든 게 다 내 취향은 아니니 그럴 만한 매력이 있으려니 생각하겠다. 하나 확실한 건 이 앨범은 삐삐밴드와 삐삐롱스타킹을 탄생시킨 든든한 기원이다.

왜 가슴에서 기획한 한국 100대 명반에 윤상의 『3집』이 안 들어간지 모르겠다. 3집은 윤상 음악의 정점으로 다시 수록한 두 번째 CD는 아름답다 못해 친절하다.

롤링 스톤즈의 음악은 여전히 고향 같다. 평온하고 적당히 피곤하다. 명절의 과로를 달래주었다.

U2는 다른 거 다 떠나 「With Or Without You」한 곡만으로도 가치 있다. 무엇보다 에지의 기타가 괜찮다고 중얼거렸다.

킹 크림슨의 『Thrak』는 설거지 도중 들어 OCN 영화처럼 장면이 끊겼다. 생각보다 헤비하지 않다는 느낌이 전부다.

프란츠 퍼디난드의 신보를 앞두고 이들의 음악을 다시 복기하고자 『Franz Ferdinand』를 들었다. 모든 곡의 전주가 제각기인데도 앨범은 유기적으로 이어진다. 이토록 다양한 인트루(Intro)를 실험한 음반이 있을까.

루 리드의 『Transformer』는 무엇보다 데이비드 보위와 지독히도 닮았다. 믹 론슨의 기타를 듣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앨범이다.

아바의 『Super Trouper』도 설거지 하며 들었건만 킹 크림슨과는 다르게 꼿꼿이 박히더라. 곡 참 잘 만든다. 인공적이라는 게 느껴지는데도 어여쁘다. 이것도 재능이다.

김광석의 『1집』을 들으며 그가 몇 년 동안에 얼마나 성장했는지 알 수 있다. 열등생들이 김광석의 전체 디스코그래피를 듣는다면 분명 희망이 생길 것이다. 김창기가 만든 「그건 너의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때문이야」는 정말이지 좋다.

윤도현밴드를 좋아한 건 『한국 rock 다시 부르기』가 마지막이었다. 이 앨범을 끝으로 윤밴의 음악적인 핵 유병열이 밴드를 탈퇴한다. 「불놀이야」의 기타 리프는 여전히 전율이 올라온다.

김두수를 들으면 음악의 본질을 자꾸 캐게 된다. 너무도 미니멀한 김두수의 음악에는 상상도 못한 우주가 들어 있다. 대, 단, 하, 다.


덧글

  • 쌀소년 2009/01/30 07:45 # 답글

    확실히 저에게도 윤밴의 마지막 엘범은 '한국 락 다시 부르기'였습니다. 무겁고 거침없는 유병열의 기타리프는 이제 윤밴의 음악에서 없기 때문에 더이상 윤밴을 듣지 않게 되었죠 ㅎㅎ
    대부분의 음반을 집에 두고 와서 듣고싶은 음악을 제때 들을 수 없어서 요즘 좀 아쉬운데 다행히 한국 락 다시 부르기는 가져왔더군요. 말 나온 김에 다시 들어봐야겠네요. 개인적으로 전 빅토르 최 노래를 리메이크 한 곡이 좋더군요. 원곡은 들어본 적 없지만요 ㅎㅎ
  • 음반수집가 2009/01/30 14:57 #

    혈액형 말씀하시는 거군요. 원곡도 좋고요. 특히 한대수의 리메이크 버전은 더욱 죽입니다. 사실 이 두곡을 듣고 나면 윤밴게 시시하답니다. ^^
  • 지기 2009/01/30 08:58 # 답글

    H2O의 앨범이 재발매가 되나요? 정말 희소식이네요!^^

    윤상의 Cliche는 2000년 발매 당시 얼떨결에 샀었는데 그 당시엔 윤상의 음악이 귀에 잘 안들어왔었어요. 그러다가 한 2년전쯤 오랜만에 이 앨범을 꺼내듣고 엄청난 전율을 느꼈던 기억이 나네요. 그 이후로 윤상의 음악들에 매료되었고 Cliche는 가장 소중한 음반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 음반수집가 2009/01/30 14:57 #

    H2O의 재발매 소식은 뜬소문인데요. 그 소문이 실현됐으면 합니다.
    더불어 윤상 신보 빨리 만나봤으면 좋겠네요.
  • 시린콧날 2009/01/30 09:02 # 삭제 답글

    Franz Ferdinand의 Franz Ferdinand앨범을 저도 다시 듣고 있습니다. 여전히 take me out의 기타리프는 쏙쏙 들어오네요. 이 앨범을 너무도 늦게 들어서 아쉬웠던게 기억나네요.
  • 음반수집가 2009/01/30 14:58 #

    take me out, 들으면 들을수록 정말로 즐겁습니다. ^^
  • 류사부 2009/01/30 09:28 # 삭제 답글

    저도 후란츠 훠난디드 복습 중이지요..
    예전엔 가볍다 생각하고 별로 안좋아했는데 지금 들으니 완전 좋네요.
    그래서 신보도 살까 합니다..
  • 음반수집가 2009/01/30 14:58 #

    사세요. ^^
  • 다이고로 2009/01/30 11:04 # 삭제 답글


    대단하십니다. 매 순간순간 마다 CD를 체인지 하시는군요;;;
    전 뭐 그냥 출근부터 퇴근까지 듣고는 집에가서는 아무 음악도
    듣지 않습니다;;; 이상하게 집에서는 뭘 잘 안듣게 되네요;;


  • 음반수집가 2009/01/30 14:58 #

    뭔가 심난하시거나 쉬고 싶으신 거겠죠.
    조만간 얼굴 한번 더 뵜으면 하네요. ^^
    (달 둘이서요. ㅋ~~)
  • basher 2009/01/30 12:11 # 삭제 답글

    쓰신 글 중 윤도현 밴드란 말을 보니 왠지 모를 아쉬움이 드네요

    솔로 시절부터 밴드란 단어가 붙게 되면서 걸어 왔던

    2집부터 언급하신 4집 앨범까진 앞으로 국내 록 밴드사에 어느 정도

    자리매김을 해 줄거란 기대감을 가지게 해주었는데

    강호정씨(원래 밴드의 멤버는 아니긴 했습니다만)가 떠나가고

    유병열씨까지 떠나면서 평범한 밴드가 되어 버렸단 생각이 드네요

    혹자는 월드컵 때 대한민국 빼고 뭐가 있냐고는 하지만

    유병열씨가 기타 파트에 있었을 때만 해도 좋은 음악 했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 음반수집가 2009/01/30 14:59 #

    월드컵이 아닌 유병열이 빠지며 음악 또한 평범해졌습니다.
    동의합니다.
  • Mr.Met 2009/01/30 15:55 # 삭제 답글

    아 저도 요즘 제 음반 콜렉션을 mp3화 하는 작업을 하느라
    오래된 음반들을 다시 듣고 있는데..
    오아시스앨범 참 좋죠..

    그나저나 전 미스터멧(와니)입니다.

    저도 백만년만에 블로그 다시 시작했습니다 ㅎㅎ
    네이버에 새로 둥지를 틀었는데
    아직 썰렁하네요.

    앞으로 다시 인사 드릴께요 ㅎㅎ
  • 음반수집가 2009/01/30 17:48 #

    옮기셨군요.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
    기왕이면 이글루로 오시면 더 좋을 뻔 했는데요.
    자주 뵙도록 하죠.
  • 후안타 2009/01/30 19:44 # 삭제 답글

    하루종일 생각보다 여유시간이 많은데도 음악듣는시간은 집에서 잠들기 전밖에 없네요...그러다 보니 음반한장 온전히 듣기가 힘들지요..중간에 잠들어 버려서,,ㅋㅋ 프란츠퍼디난드는 이곳에서 알게되었는데 어쩌다 필이 꽂혀서 신보에 두번째 앨범 중고음반을 질렀답니다. 아직 배송중인데 오랫만에 떨려요..^^
  • 음반수집가 2009/01/31 10:50 #

    호~~
    저는 오늘 매장에 나가 사려고 작정 중입니다. ^^
    저도 설레요.
  • 유투왕빠 2009/01/30 23:58 # 삭제 답글

    오아시스랑 U2 저랑 겹치네요...ㅎㅎ 헌데 수집가님, 오아시스 내한공연 않가시게요?? 가시면 좋을텐데....ㅡㅜ;;; 아쉽네요....

    요즘엔 비틀즈앨범 다 듣고, 존, 폴, 조지 솔로앨범들 찾아듣고 있는데.. 워낙 앨범도 많고 정규 비정규가 구분이 안되서 좀 어렵습니다..ㅎㅎ 최대한 베스트성 편집음반은 제외하고 정규앨범을 우선적으로 듣고 싶은데.. 확실히 게시되있는 곳을 찾기가 어렵네요.. 수집가님께 도움을 청하고 싶은맘 간절합니다만...ㅎㅎㅎ^^
  • 음반수집가 2009/01/31 10:51 #

    1. 예, 오아시스 내한공연 안 갑니다. ㅠㅠ...
    여러 사정상...

    2. 비틀즈 멤버들의 우선 구매해야할 솔로 앨범 궁금하시면 덧글 주세요.
    아는 한 최선을 다해 말씀드리겠습니다. ^^
  • 유투왕빠 2009/01/31 14:57 # 삭제 답글

    아.. 감사합니다 수집가님.. 그럼 소뿔도 내친김에 빼라고..^^

    일단 존레논님의 솔로는 Plastic Ono Band, Imagine 앨범(이두개는 정규가 확실하죠??^^)만 들어봤는데요. 두앨범외에 정규앨범 타이틀들을 좀 알려주세요..^^ 최대한 베스트앨범은 빼고요.. 물론 비틀즈와 존레논님의 앨범이라면 베스트앨범마져 가치있겠지만, 그래도 일단은 정식스튜디오앨범을 먼저 듣고자하여.. 예상컨데, Double Fantasy나, Milk And Honey 들어보면 될까요?? 정규, 베스트 구별 않가는 타이틀들이 너무 많습니다..ㅡㅜ;;;

    조지해리슨님은 당히 All Things Must Pass를 최우선으로 들어야겠죠?? 그이후 들어야할 정규..타이틀은 어떤게 있는지...???^^

    폴경은 일단 Mccartney앨범을 먼저 들어보려고 하는데.. 역시 정규를 최우선으로.. 헌데 특별히 Back In The U.S.: Live 2002 를 들어보고싶은데 이 라이브 앨범은 좋은가요?? 당연히 너무잘 아시겠지만, 라이브리스트중에 완전 앤썸한 비틀즈넘버들때문에..ㅡㅜ

    매번 두서없는 물음만 여쭤서 죄송합니다.. 작년 11월이후 제머리속엔 온통 비틀즈뿐입니다...ㅡㅜ 그럼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날씨가 많이 풀렸지만 그래도 겨울이니, 감기 조심하세요~ 그럼이만 ~ ^^
  • 음반수집가 2009/01/31 20:42 #

    먼저 존 레논

    Plastic Ono Band (1970, EMI)
    Imagine (1971, Capitol)
    Some Time In New York City (1973, 애플 레코드)
    Mind Games (1973, 애플 레코드)
    Walls And Bridges (1974, 애플 레코드)
    Rock 'N' Roll (1975, 애플 레코드)
    Shaved Fish (1975, 애플 레코드)
    -> 편집앨범이지만 베스트 앨범은 아님 / 싱글 / 비사이드 / 미공개 모음집
    Double Fantasy (1980, Geffen)
    Milk And Honey (1984, Polydor)
    -> 사후에 나온 편집 앨범(미공개곡 수록한 베스트 앨범은 아님)

    정도로 정리되는데요.
    (60년대 앨범은 너무 실험적이라 제외했습니다)

    이중

    Mind Games (1973, 애플 레코드)
    Walls And Bridges (1974, 애플 레코드)는 필청이고요.

    여력이 되신다면

    Some Time In New York City (1973, 애플 레코드)
    Rock 'N' Roll (1975, 애플 레코드) 을 들어봤으면 합니다.
  • 음반수집가 2009/01/31 20:57 #

    조지 해리슨은 워낙 제가 블로그에서 많이 떠들었죠.
    제가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좋아하는 뮤지션입니다.

    Wonderwall Music - 1968
    Electronic Sound - 1969
    All Things Must Pass - 1970
    The Concert For Bangladesh- 1971(live 앨범)
    Living in the Material World - 1973
    Dark Horse - 1974
    Extra Texture - 1975
    33 & 1/3 - 1976
    George Harrison - 1979
    Somewhere in England - 1981
    Cloud Nine - 1987
    Brainwashed 2002


    모두 다 추천하고 싶지만(개인적인 거라서) 그냥 제외하고

    All Things Must Pass - 1970
    The Concert For Bangladesh- 1971(live 앨범)

    위 두장은 강추고요.

    Living in the Material World - 1973
    Somewhere in England - 1981
    Cloud Nine - 1987

    여력 되시면 위 세장 추가요.
  • 음반수집가 2009/01/31 21:01 #

    링고 스타는 잘 정리가 안되네요.
    최근까지도 앨범을 계속 내고 있습니다.

    일단 초기작들은

    Sentimental Journey - 1970
    Beaucoups Of Blues - 1970
    Ringo - 1973
    Goodnight Vienna - 1974
    Ringo's Rotogravure - 1976
    Ringo the 4th - 1977
    Bad Boy - 1978

    정도인데요.
    링고 스타는

    Ringo - 1973
    Goodnight Vienna - 1974 이 두장이면 마스터가 됩니다.

    특히 Ringo - 1973 는 강추입니다. 감히 명반이라 칭합니다.
    이유는 들어보시고, 부클릿 쳐다보시면 압니다. ^^
  • 음반수집가 2009/01/31 21:05 #

    폴 매카트니의 솔로 정리는 포기요. ^^
    저도 잘 정리가 안되서요.
    그리고 어떤 걸 추천해드려야 할 지 저도 막막합니다.
    워낙 좋고 편해서...
    폴 매카트니는 말씀하신 데뷔앨범을 비롯해 70년대에 나온 거 모두 추천합니다. ㅋ~~ 비겁하게 회피하렵니다.

    그리고 라이브 앨범은요.

    최근과 가까워질수록 힘이 빠진답니다.

    75년작 Wings Over America 라는 라이브 앨범을 우선 순위로 추천하고요.
    이게 좋으시다면 비틀즈 시절 노래들이 수북하고, 힘이 넘치는 90년작 Tripping The Live Fantastic를 두번째로 추천합니다. ^^
  • 여름 2009/01/31 20:47 # 답글

    제게 윤뺀의 마지막앨범은 '한국락다시부르기'보단 유병열과 함께한 라이브앨범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것만이내세상'의 끝부분 기타연주에 감동먹어 가던길을 멈춰섰다는 전설이...
    게다가 지금도 싱어송라이터이기엔 한참 부족한 윤도현에게 유병열은 기타리스트로서 뿐아니라 작곡자로서도 좋은 일 많이 했죠. 다음기획 나빠요.
    하루 CD 6장이라... 행복하시겠습니다.
  • 음반수집가 2009/01/31 21:07 #

    ㅎㅎ~~ 예.. 윤도현 밴드에 대해 얘기하자면 끝이 없죠.
    그만큼 기대와 충족과 실망이 복합된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하튼~~

    여름님도 항상 행복하세요.
    좋은 주말 되시고요.
  • 은비뫼 2009/02/01 01:23 # 답글

    하루 CD 6장. 저는 도대체 그게 언제 이야기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씁쓸하네요. 음악 정말 안 듣고 산다는 걸 또 실감합니다. 몇 백만 년 이야기 같다는 느낌. 아구구--- 윤밴의 한국락 다시 부르기 앨범. 저도 가끔 뽑아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수집가님처럼 음악을 듣고 싶어지네요. 아니, 사실 한 앨범만이라도 제대로 들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활기찬 2월 되시길 빕니다. :)
  • 음반수집가 2009/02/01 07:14 #

    그러다, 저러다 좋아지는거죠.
    괜스레 저 때문에 심란해하지 마세요.
    은비뫼님도 행복하고 펄펄 뛰는 2월 되시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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