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 젠틀하다 └2009 음악일기


집을 나서며 롤링 스톤즈의 『Emotional Rescue』를 재생했다. 스톤즈의 댄스음악도 괜찮았다. 중구청에서 가족관계확인증명서를 발급받으며 CD를 블러의 『Parklife』로 교체했다.

버스를 기다리며, 타며, 내리며, 걸으며 『Parklife』를 들었다. 90년대 오아시스와 영국을 양분했던 블러도 이제는 역사가 되어가는구나. 이런 라이벌 구도는 인위적이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선 흥미진지하다.

각 팀의 단점도 보이지만 장점이 더욱 부각되는 효과가 있고 서로 비교를 통해 개체의 다양한 면모를 살필 수 있는 기준도 제시한다. 한대수와 김민기, 산울림과 송골매, 김현식과 전인권 같은 구도는 아름다웠다.

애초 오아시스와 블러를 처음 접했을 때 오아시스보다는 블러를 더 좋아했다. 블러의 음악은 유머가 있다. 찰리 채플린처럼 우아하고, 주병진처럼 젠틀하다. 예측할 수 없는 음악적 변이도 이들의 아우라를 크게 해치진 못했다.

블러를 탈퇴한 기타리스트 그레이엄 콕슨이 팀으로 다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Think Tank』는 좋은 앨범이었지만 콕슨이 유일하게 참여한 「Battery In Your Leg」를 들으며 그가 있어야 블러의 위력이 배가 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기타리스트 없는 블러의 새앨범도 감지덕지인데, 원주인이 돌아왔다니 웃음 지운 채 눈물만 흘릴 뿐이다.

저녁, 참여연대 총회에 가며 척 베리를 들었다. 천하의 비틀즈와 롤링 스톤즈가 처음 걸음마를 떼며 커버한 게 척 베리다. 그가 정립한 음악이 세상을 지배하는 모습을 보고 그 자신도 놀랐을 것이다. 로큰롤의 아빠 척 베리, 단순함의 미학을 실현했더랬다. 관휘도 나중에 척 베리를 들었으면 좋겠다.



덧글

  • 바른손 2009/01/16 11:17 # 답글

    블러는 꽃미남에 열광하시는 친척누님들의 (듀란듀란-파워스테이션등으로 이어지는 ;;;) 공세때문에 고등학교떄 처음 접했는데, 참리스 맨 같은 노래에 반해서 주욱 애장하고 있는 그룹입니다.
  • 음반수집가 2009/01/18 18:42 #

    저 요즘 듀란듀란도 듣고 싶어요. ^^
    신보 기다려 봅니다.
  • 네티하비 2009/01/16 15:40 # 답글

    저도 오아시스보다 블러를 좋아했었습니다. park life에서 뿅 가고 song 2에서 죽을 뻔 했는데 이후 음반들은 도무지 귀에 맞질 않아...(한정반까지 샀거늘) 저 시절의 타 브릿팝 그룹들 역시 주옥같았었지요.
  • 음반수집가 2009/01/18 18:43 #

    저는 뒤로 갈수록 더 좋아지데요.
    여하튼 그시절 브릿팝 밴드들 훌륭했습니다.
  • giantroot 2009/01/17 11:00 # 삭제 답글

    중고딩때 블러 엄청 열심히 끼고 살았던 기억이 나네요. 그만큼 좋아했었고, 지금도 좋아하는 밴드입니다. 이들은 음악을 듣는 본능적인 즐거움이 뭔지 가르쳐 줬던 밴드라고 생각합니다.

    재결성했으니 이젠 싸우지 말고 좋은 앨범 내놓길 바랄뿐^^
  • 음반수집가 2009/01/18 18:43 #

    재결성했으니 이젠 싸우지 말고 좋은 앨범 내놓길 바랄뿐-> 2표 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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