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점심과 CD를 사주다 └2008 음악일기


글 쓰는 김에 아내 시리즈를 3부작으로 완성하고 종결하련다. 오늘 점심시간에 아내를 만나 밥을 먹었다. 금주 아내와 얼굴 보며 얘기한 시간이 거의 없었다. 딱히 점심시간에 만나 밥을 먹는다고 새로울 것도 없다. 예전처럼 설레는 것도 아니고, 절묘한 감정도 없다. 하지만 안쓰럽고 편한 건 사실이다.

밥 먹으며 관휘와 지인들 이야기를 두서없이 나누는데, 갑자기 아내가 내일이 월급날이라며 기뻐한다. 그럼 기념으로 CD 한 장 사 달라 하니 좋단다. 점심을 먹고 아내와 S레코드에 갔다.

며칠 전부터 작정했던 이승철의 예전 앨범과 김학래를 찾으니 김학래의 베스트만 있다. 김학래를 아내가 계산한 후 나오는데 인호가 따라 나오며 계륵 같았던 신해철의 베스트음반을 선물한다.

  106. 김학래, 『골든』(지구레코드, 2007)
  23) 신해철, 『20th Anniversary :Remembrance』(Loen, 2008)


아마도 내가 최초로 좋아한 가수가 김학래일 것이다. 초등학교 6학년때 그의 「하늘이여」를 굉장한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참조로 「하늘이여」는 〈가요톱텐〉에서 5주연속 1위를 하여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중학교에 들어가서도 김학래의 「외톨이」, 「해야 해야」, 「사랑하면 안 되나」를 즐겨들었고 좋아했더랬다. 세월이 지나니 그 시절이 아련하고, 헤비메탈에만 심취하다 보니 예전 서정이 그리웠다.

몇 년 전부터 지구레코드에서 예전 가수들의 노래를 2CD에 담아, 베스트 형태로 앨범을 내는데, 가격이 아주 저렴하다. 김학래의 『골든』또한 그 일환인데 하드커버를 벗겨내니 가관이다. 부클릿이 없다. 아 이게 무슨 짓이란 말인가.


이러려고 가격을 싸게 매겼나. 살 사람들은 산다. 이런 식으로 지구레코드의 예전 명성을 자꾸 먹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저질을 사면 기분이 아주 더럽다.

신해철은, 그의 베스트 앨범 발매 소식을 듣고 수록곡이 매우 궁금했다. 꽤 됐지만 15주년 베스트 음반을 통해 그의 음악사를 어느 정도 정리했기 때문에 이번에 나오는 베스트는 어떤 형태와 음원일 지 기대가 됐다.

하지만 웬걸, 음반 수록곡은 15주년의 재탕이다. 물론 한 장 분량의 CD에 『개한민국』의 몇몇 곡이 다른 버전으로 수록됐고, 신곡 「PlayBoy의 최후」와 〈세기말〉OST에서 한 곡 가져왔지만 성에 차지 않는다. 그렇다고 음질이 개선된 것도 아니다. 적어도 15주년반은 강헌의 멋진 발문이 있었고, 신해철의 15년 역사가 사진을 통해 연대기로 잘 표현돼 있었다.

팩키지에 대한 정체 또한 이웃 블로거의 사진을 통해 보니 사고 싶은 마음이 더 떨어진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책자 형태고, 독립된 음반형태의 CD 구성도 아니다. 심지어 앨범 표지사진마저도 5.5집 『Regame』에 있는 신해철 모습을 그대로 가져왔다. 해도 너무한다.

그럼에도 신해철이라면 사줘야 된다는 당위성이 가득했다. 일보고 뒤처리 못한 것처럼 마냥 찝찝했는데, 인호가 말끔히 기분을 정리해줬다. 항상 고맙다. 인호야.

음반을 열어보니 부클릿에는 가사만 있을 뿐, 어떠한 정보도 없다. 매번 음반을 낼 때마다 코멘트를 적는 신해철의 글도 보이지 않는다. 뭐가 그리 급했을까. 신해철 정도면 이렇게 안 해도 되는데.

그의 말대로 음원을 다운받는 무리들이 적이고 CD사는 사람들이 친구라면, 친구 생각도 해줘야 되지 않았나. 아무리 MP3파일이 판치는 세상이라 하더라도 당신마저 그러면 안 된다. 일단 넥스트 『6집』을 기다리며 노여움 풀련다.  

덧글

  • 석원 2008/07/24 23:54 # 답글

    얼마전 까지 다죽어가는 척 하시더니 이런 염장성 포스트를 올리십니까. 꺼이꺼이
  • 음반수집가 2008/07/25 01:42 # 답글

    척은 아니었고 죽어간게 사실입니다.
    억울하시면 장가가세요. ㅋ~
  • 지기 2008/07/25 02:28 # 답글

    그래도 살아나신거 같아서 기쁩니다.^^ 그나저나 김학래CD의 모양새는 가히 충격과 경악이네요! 꼭 무슨 영어회화 부록씨디 같습니다. -_-;;
  • 음반수집가 2008/07/26 11:10 #

    ㅠㅠ 아주...
    말 더이상 안하겠습니다.
  • 다이고로 2008/07/25 09:30 # 삭제 답글


    저렇게 부클렛이 없는 이유는 예상하셨겠지만 제작비 절감입니다.
    정식적인 상품의 용도로 제작을 한게 아니구요.
    할인마트에 공급을 위한 염가상품으로 기획제작된 시리즈일겁니다...
    저 사진 올리신거 보고 얼마나 허탈하셨을지 짐작이 갑니다...
    지구레코드 예전의 그 지구레코드가 아니죠...

    신해철은 저번에도 베스트 앨범이 나오더니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베스트 앨범을 또 낸건지 알수가 없습니다...화가 날 정도입니다..

  • 음반수집가 2008/07/26 11:10 #

    ㅠㅠㅠ...
    ㅠㅠㅠ...

    정말 너무 합니다.
  • 코코넛 2008/07/25 11:21 # 삭제 답글

    어제 경찰조사를 받았다. 지치고 억울했다. 마누라는 모임이 있어 늦는다고 했다. 괘씸했다. 11시경에 들어온 마누라는 뻣었다. 애새끼들은 울고 난 초코파이류의 과자를 주었다. 입 가에 초코렛을 묻히고 먹는 애들을 보니 (과장되게 말해서)마누라를 때리고 싶었다. 우리가 가족인가? 아! 하늘이여. 내 소원 좀 들어주소서! 난 요즘 외계인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외계인이 우리를 구원해 주었으면 좋겠다
  • 음반수집가 2008/07/26 11:11 #

    이심전심...
    노여움 풀어라.
    극도로 미워야 그만큼 사랑도 생긴다.
  • 웬리 2008/07/25 11:47 # 삭제 답글

    음...저도 신해철 베스트는 좀 생각을 달리 해봐야겠네요. 근데 지금까지의 신해철 이란 아티스트의 행보를 봣을때, 머 그런거 아닐까요?

    외국에도 그런경우 있잖아요. 소속사 스타가 다른 회사로 가면, 그때까지 냈던 앨범들 중에 베스트 뽑아서 재탕 삼탕 하는 경우...그런 경우가 아닐지...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 음반수집가 2008/07/26 11:11 #

    글쎄요.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습니다만...
    자켓 사진 5.5집에 그대로 가져온 건 도저히 용납 안됩니다.
  • 2008/07/25 12:5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음반수집가 2008/07/26 11:13 #

    이에 대한 사정 얘기 글 봤습니다. 이해합니다.

    제가 oo남만큼은 이해해야죠.
  • 너털도사 2008/07/28 14:44 # 답글

    신해철 15주년 그래서 안샀어요..20주년도.. 추세를 봐선 25주년까지 갈 듯한데.. 이번엔 사야할까요 말아야 할까아ㅛ..ㅋㅋ
  • 음반수집가 2008/08/04 11:41 #

    15주년 안 사셨다면 사셔도 무방할 듯 싶네요.
  • 미안합니다. 2008/08/05 05:31 # 삭제 답글

    음반수집가님이라기보다는 미안한 말이지만, 슈레기 수집가님이 더 맞는 표현 같아요. 다른건 몰라도 신해철 음반은 수집하는게 아닙니다. 차라리 Hot인가 Hto인가 갸들게 훨 소장가치 있겠네요^^
  • 음반수집가 2008/08/07 09:43 #

    신해철을 수집하는 게 아니라 신해철의 음반을 수집했기에 음반수집가가 맞습니다.

    차라리 HOT가 신해철보다 낫다는 이유라도 쓰셔야죠.
    쓰레기 수집가 운운하시니 그리 썩 유쾌하지는 않네요.
    정체를 밝히지 않은 이름하며...

    많이 더우신가 보내요. 여름 잘 지내세요.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