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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1월 22일
![]() 음반 구입 때문에 하루하루가 힘들다. 차비를 아끼고 밥을 굶어도, 사야할 CD들은 줄어들지 않는다. 사람 환장하겠다. 음반 구입이 기쁨인 건 사실이지만 매일 밤 미인들에 둘러싸여 살아봐라. 생활이 생활이 아니다. 얼마 전 꿈속에 오아시스의『Supersonic』이 나타났다. 새삼 떠들 필요 없지만 내 병이 이 지경이다. 프로이트식으로 해석하면 욕구불만이다. 꿈이 실현되는 경우는 미약한데, 이번에는 현실이 되었다. 정말로 『Supersonic』싱글을 K레코드에서 팔고 있었다. 그런데 시점이 하필 지금이냐. 사고는 싶은데, 돈이 없다. 며칠 전 나온 정태춘의 음반도 사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오아시스까지 불을 질렀다. 아내도 정태춘은 사줘야지 하면서, 돈 줄 생각을 안 한다. 아내가 술 취한 밤, 어떻게 저렇게 『Supersonic』싱글 구입을 허락받았다. 막상 구입하려니 싱글 한 장 가격이 앨범 가격보다 비싸다. 결국 뒷날을 기약하며 정태춘으로 전향했다. 정태춘만 사면 그만이련만 사람 마음이 그런가. 애초 아내에게 다짐했던 상한가를 어기고 정태춘과 더불어 무지하게 미뤄 놓았던 작은거인과 시나위 『4집』, 작년부터 꼭 한 장은 사리라고 다짐했던 데프 레파트의 앨범 중 데뷔반을 골랐다. 특히 작은거인의 『2집』은 진작 사야할 앨범이었지만 박준흠의 혹평 때문에 미루어놓았다가 철갑상어님의 「때늦은 뒷북: 내맘대로 2007년 결산 (한국어 앨범 부문)」을 보고 급펌프질 받아 구입했다. 네 장 모두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해 3만원이 들었다. 그래도 아내에게는 면피의 방법이 없다. 13. 정태춘, 『1집 : 시인의 마을』(뮤직리서치, 1978/2008) 14. 작은거인, 『2집』(오아시스, 1981/1987) 15. 시나위, 『4집 : 1990』(오아시스, 1990) 16. Def Leppard, 『On Through The Night』(Polygram, 1980/1995) 정태춘의 초기 음반인 1, 2집이 2008년 들어 재발매됐다. 1, 2집을 모두 구입해야 됐지만 경제 사정 때문에 1집만 먼저 구입하다. 자켓 디자인은 말끔하지만 도화지를 연상시키는 커버와 게이트 폴더가 아닌 건 아쉽다. 여기에 앨범의 라이너노트가 없다. 30년만의 재발매라면 해설지 작업 정도는 필요하지 않았을까. 뮤직리서치는 항상 앨범을 내는 데만 초점을 맞춘다. 리버맨뮤직과의 비교는 어쩔 수 없다. 이 앨범을 통해 정태춘은 1978년 〈MBC 10대 가수 가요제〉에서 신인가수상을 수상했다. 말이 요상하지만 정태춘이 한때 주류였다는 걸 확인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작은거인의 『2집』을 사지 않고 미룬 건 순전히 박준흠의 혹평 때문이다. 단, 앨범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CD의 음질이 조악하다는 말이다. CD를 받아보니 부클릿은 예상대로지만 CD는 픽쳐 디스크로 나쁘지 않고, 음질도 박준흠의 말처럼 못 들을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20여 년이라는 시차를 생각할 때 이 정도면 우수하게 들린다. 작은거인 CD에 대한 박준흠의 혹평 “[작은거인 2집]은 1998년에 오아시스에서 CD로 복각되어서 음반이 재발매 되었지만, 이를 [작은거인 2집]의 실체라고 절대로 생각하지 말 것. 한심한 수준의 CD 마스터링으로 인해서, 차라리 나오지 않는 것만 못한 음반이 그것이다. LP에서 들을 수 있는 다이나믹한 연주는 심심한 수준으로 바뀌었다.” (출처 : http://www.gaseum.co.kr : “작은거인” 검색) 오아시스 발매반 CD들의 품질이 훌륭하지 않는 건 사실이나 원반을 만날 수 없는 지금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음원이라도 구할 수 있는 형편에 감사할 따름이다. 작은거인 『2집』의 재발매를 몇 년 간 기다렸지만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차선을 택할 수밖에. 점심시간 도서관을 오가며 작은거인 『2집』을 들었다. 이렇게 훌륭한 음반을 지금 들은 게 후회될 정도로 좋더라. 군살 없이 락킹하다. 김수철의 거침없는 내지름과 격렬한 기타연주는 그의 앨범 중 최고다. 버릴 곡 없이 단단했다. 오아시스반 CD에는 원반과는 달리 「젊은 그대」와 「못다핀 꽃 한송이」가 더 수록돼 있다. CD에는 「젊은 그대」는 김경주가, 「못다핀 꽃 한송이」이는 김현기가 노래했다고 명기돼 있는데, 「젊은 그대」의 보컬은 분명 김수철이다. 아무래도 레코드사의 오기 같다. 「못다핀 꽃 한송이」는 김수철이 부르지 않아 거부감을 일었는데, 들어 보니 아니다. 김현기 버전도 또 다른 맛이 있고, 기타 간주는 메탈발라드처럼 강렬하다. 여전히 전율이 올라온다. 우선 순위였던 정태춘과 작은 거인을 사는 김에 시나위도 알아보니 싼 가격으로 매물이 있었다. 시나위의 『4집』도 그들의 디스코그래피를 채우자는 생각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시나위의 『4집』은 작은거인과 같은 오아시스 발매반임에도 더욱 형편없다. 이미 가지고 있는 테이프를 통해 음질과 구성물에 대해서는 알고 있어, 실망감이 그리 크지 않다. 오늘 같은 날 들으라는 「겨울비」와 「Farewell To Love」를 다시 듣는다는 설레임만 가득하다. 이제 시나위의 앨범은 『3집 : FreeMan』을 제외하고는 모두 CD로 갖췄다. 데프 레파드의 『On Through The Night』는 수입반보다 라이센스 품질이 더 낫다. 아무래도 95년에 찍어내서 세월의 뒤쳐짐이 더욱 좋게 만든 거라 추측된다. 데프 레파드의 경우도 작년 focus님의 글을 통해 자극 받아 사야겠다고 다짐했더랬다. 우선 순위에 밀리다가 저렴한 가격에 혹해서 사버렸다. 음반을 사고 나서 일일이 만져보는 재미는 여전하다. 포장을 뜯고 부클릿과 CD를 살피며 음악의 즐거움을 상상한다. 돈이 없으면 얻어먹으면 되고, 집이 없으면 지하로 내려가면 된다. 아직까지는 밥보다도 CD가 좋다. -20080122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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