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현 식 └2008 음악일기


어제 노래방에 가서 김현식의 「내 사랑 내곁에」를 불렀다. 얼굴 부끄러운 자화자찬이지만 김현식이 살아서 내 모습을 봤더라면 “자식, 제법이네.”라고 말했을 것이다. 그의 노래가 내 몸에 받을 걸 보니 힘들긴 힘들었나 보다.

수많은 가수들의 노래를 듣고 따라 불렀지만 김현식만큼은 아니었다. 김현식의 노래는 1집부터 6집까지 곡의 순서를 거의 외울뿐더러 대부분의 노래를 따라 부를 정도로 좋아한다. 사실 노래방이나 연회에서 김현식의 노래를 잘 부르지 않는다.

그의 노래를 부르면 그가 생각나고, 그에 대한 외경심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어제는 모처럼 그 금기를 깼다. 깨도 되는 날이었다. 철저하게 막혀 있어 김현식이 무척 그리웠다.

공교롭게도 오늘 우연히 1990년 〈일간스포츠〉에 연재된 「김현식의 넋두리 자서전」을 읽었다. 김현식 직접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문체나 어투가 김현식이다.

믿음이 방약하진 시대지만 믿자. 김현식 성깔에 자기 이름 팔아가며 대필은 안했을 것이다. 자서전을 읽으니 천상 그는 그가 꿈꿔왔던 가수다.

김현식이 하늘로 가고 난 후, 사람들은 가끔 생이 곤궁할 때 그의 노래를 부른다. 김현식을 듣고 따라 부르며 삶을 잠시 내버려 둔다. 나도 모처럼 김현식을 들으며 내 인생을 살며시 놓고 싶다.
― 20080103나무


덧글

  • 이난 2008/01/04 06:14 # 답글

    늦은 시간 포스팅이시네요 :)
    그의 목소리가 문득 떠오릅니다. 한곡 꺼내 들어야겠어요.
  • 너털도사 2008/01/04 10:17 # 답글

    넋두리.. 저도 고3때인가 주구장창 들었었는데요..
    참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가족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Mr.Met 2008/01/04 16:48 # 삭제 답글

    아 초딩때였지만 내 사랑 내곁에는 심금을 울렸었죠..

    나이 들어서 더욱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 짜로씨 2008/01/04 17:12 # 답글

    김현식씨 이후로는 그 누구도 그런 외침은 없다고,다른 가수들이 아무리 외쳐불러도 그 창법은 그만의 것이라고하는 생각만이 남는데요.....^^;;(암튼 그립습니다..)
  • 음반수집가 2008/01/04 17:13 # 답글

    이난 // 예, 또 밤을 새고 말았습니다. 어떤 걸 듣더라도 좋으실 거라는 생각이 스칩니다.

    너털도사 // 감사합니다. 저도 고 3때 뜨거운 여름에 넋두리 무지 들었더랬습니다. ^^

    Mr.Met // 초딩때라~~ 아, 연배 차이 나네요. ^^

    짜로씨 // 동의합니다. 정말 떠돌이 검객같아요. 적이 없는... ^^
  • 은비뫼 2008/01/04 23:12 # 답글

    예전에 김현식시의 시집이 있었죠.
    헌책방에서 발견해서 애인에게 선물로 주었었거든요. ^-^
    김현식 정말 좋아요... 그의 음악은 영원하리라~!
  • 음반수집가 2008/01/05 09:07 # 답글

    예, 저도 가지고 있습니다. 강헌의 발문이 탁월하죠. ^^
    애인분이 좋아하셨겠네요.
  • NB세상 2008/01/05 12:23 # 답글

    김현식의 "넋두리"를 지금의 아내와 연애할때 주왕산 국립공원 출입문 쪽에서 어설프게 기타치며 목을 말그대로 따며 불렀던 기억이 발그레 떠오르는군요~^^ 그때 보셨다면, 잡아가고 싶으셨을 겁니다. ^^
  • 연애하는남자 2008/01/05 13:27 # 삭제 답글

    "김현식"이라는 태그가 걸릴때마다 동그라게 눈을 뜨고 한글자한글자 다 읽고갑니다^^ 음반수집가님의 포스팅에 김현식 한정반 발매라는 소식이 들렸으면 좋겠습니다^^
  • 음반수집가 2008/01/07 20:02 # 답글

    NB세상 // ㅋ~~ 그 모습 다시 재생 안되나요. 멋지네요.

    연애하는남자 // 좋게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김현식은 많이 울궈먹어 한정판이 나오기 힘들겠지만 한번 기다려보죠. 새로운 팩키지로 언제고 다시 나오긴 나올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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