影七0830나무 동물원 └2007 음악일기


얼마 전 블로그에 「애타게 구하는 CD들」 이란 글을 올렸다. 몇몇 분들이 내가 구하는 음반들에 대한 정보를 주셨다. 그 중 아깝게 놓친 CD도 있었지만 대박도 건졌다. 대박은 다름 아닌 동물원 1, 2집이다.

○○○님이 직접 서울에서 음반을 사, 나에게 직접 보내주셨다. 그 노고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 CD를 뜯으며 설레는 감동을 느껴보기도 오랜만이다.

  79. 동물원, 『1집』(서울음반/화음레코드, 1987)
  80. 동물원, 『2집』(서울음반/화음레코드, 1988)

나는 동물원과 김광석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해 이들의 음악성과 노래에 대해 인정하지만 내 취향은 아니다. 매력적이지만 결혼보다는 친구로 지내는 게 더 좋은 이성, 뭐 그런 관계가 있지 않은가. 동물원과 김광석은 나에게 그런 존재다.

그런데도, 김광석의 모든 앨범과 동물원의 음반을 몇 장 가지고 있다. 내가 절대 기준은 아니지만 이들의 보편성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동물원 1, 2집을 천천히 들어보니 편안하지만 고민이 깊다. 노랫말이 무겁지도 않지만 대중에게 영합하려는 의도 또한 없다. 이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노래로 솔직담백하게 풀어냈다. 이런 진지한 고백이 좋다.

1, 2집의 방점은 김광석이다. 그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김창기와 유준열의 곡 쓰기도 우수했지만 김광석 1인에게 쏠리는 감정을 이겨내기가 어려웠다.

동물원의 음악은 건성으로, 일상적으로 들어 익숙하지만 그리 깊이 알지 못했다. 하지만 1, 2집 대부분의 곡이 친근하고 편안하다. 이 노래가 동물원의 곡이었구나, 라는 반가운 희열이 앨범을 듣는 내내 오르락내리락 거렸다.

좋으니 악습이 재발한다. 동물원의 앨범을 이리 저리 알아보니 3집을 제외한, 가지고 있지 않은 CD들을 모두 구할 길이 있었다. 이들에게 내 마수를 뻗쳐볼까 고민 중이다.

이놈의 욕심은 끝이 없다. 앞뒤 안 재고 무조건 귀에 들어오면 갖추려고만 한다. 한편으로는 공자의 말을 변주해, 求而時聽之면 不亦說乎라고 말하고 싶다. “구하고 때때로 그것을 들으면 그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덧글

  • focus 2007/08/30 20:26 # 답글

    “구하고 때때로 그것을 들으면 그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멋진말입니다~

    영화는 2시간가량 즐기는데 7000원가량 소요되죠..
    근데 영화에는 꼬리가 붙습니다.. 요새 저는 3명이 붙습니다..
    디워, 트랜스포머... 애들도 같이 봐야되거든요
    그리고 뭐든 먹으면서 봐야되지요~
    그래서 저는 안갑니다.. 3인만 보내죠

    음악은 최근 기준잡아 1매당 14000원가량 하지요..
    애들이 비행접시 날리기 놀이 안하면 평생 즐기죠~

    좋아하는 아티스트라면 씨디 무조건 사라 ~
    "14000원으로 평생을 즐길수 있는건 이세상에 음악씨디뿐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었읍니다...
  • doggypark 2007/08/30 21:46 # 답글

    수집가님 글도 그렇고 윗분 글도 참 마음에 와닿습니다..
    제 방에 있는 씨디들이 더 사랑스러워 보이네요 ^^
  • Cynic 2007/08/30 22:36 # 답글

    오오 동물원 1집, 2집... 부럽습니다 흑. 전 이소라 5집 6집을 열심히 찾고 있는데 진짜 안보이는군요. 오프라인 매장을 한번 뚫어봐야할텐데 어디가 좋은지 잘 모르겠네요. 저도 귀에 들어오면 애타게 구하는 입장이라 정말 공감가네요. 아참, 그러고보니 지금 향뮤직 경매에 달파란 휘파람별 음반이 올라왔더군요. 노리고 있지만 음반수집가님께도 알려드리는게 좋을 것 같아서 코멘트 남깁니다. :)
  • 버섯돌이 2007/08/31 00:25 # 답글

    동물원은 in concert 앨범을 좋아합니다. 나름 사연도 있는 앨범이기도 해서 그럴까요? ^^;;
  • 음반수집가 2007/08/31 09:40 # 답글

    focus // 텍스트의 깊이도 제대로 모른 채 변용만 했습니다. ㅠㅠ
    평생 즐긴다는 말씀이 신선하고 동감가네요. ㅋ~~~

    doggypark // I Love CD !!!

    Cynic // 아마 오프에서 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도 모두 대전에 있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했습니다. 한 번 더 잘 찾아보겠습니다. 휘파람의 앨범은 이미 만오천원을 넘어 포기했습니다. ㅠㅠ

    버섯돌이 // 이번에 동물원에 애정을 주면서 In concert 나름 노리고 있습니다. ^^
  • 초망지신 2007/08/31 12:34 # 삭제 답글

    김광석..제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입니다.
    그분의 공연한번 못가본게 한입니다. 그분이 돌아가셨을때 저는 겨우 고딩이었고 지방에 살았으니까요...
    얼마전 인사동을 걷는데 한 목발짚으신 분이 김광석노래를 똑같이 부르시는걸 들었습니다. 이등병의 편지와 일어나를 부르셨는데 스피커에서 그 분의 목소리가 울려퍼지는 동안 인사동 거리가 잠잠하더군요. 사람들은 멈춰서서 하염없이 듣기만 할뿐...
    정말 광석님이었다면 인사동 거리는 어땠을까 궁금해지더군요

    생각해보니 대학다닐때 근처 모동아리방에서 기타치며 광석님 노래를 정말 비슷하게 부르던 분이 또한분계셨었죠..지나가다 그 노래소리가 들리면 길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한참을 듣곤했습니다. 또 그동아리의 공연도 갔었죠.. 그목소리 정식으로 듣고싶어서...
    아마 오리지날을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아쉬움이 컸나봅니다.

    그 목소리의 정서를 이해할 수 있음에, 내가 한국인임을 정말 감사하게됩니다.
  • 음반수집가 2007/08/31 17:23 # 답글

    저는 직접 공연을 딱 한 번 봤습니다.
    김광석, 노래 하나로 세상을 장악하는 힘이 대단했죠.
    이 시대에서 노래를 노래답게 부른 몇 안 되는 가수였다고 생각합니다.
  • 후멍 2007/09/09 06:43 # 답글

    축하합니다. 역시 음반은 제 값을 주고 사는게 가장 바람직한 일이죠.

    참고로 얼마전 우연한 기회에 이소라 6집 앨범을 24000원이란
    비교적 고가에 구입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좋을것만 같았던 기분이 그냥 그렇더군요.
    음반시장에 대한 회의감도 느껴지면서,. 이게 또 참 상대적인거라

    이를테면 제가 자주가는 싸이월드내 클럽이 하나 있답니다.

    음악, 영화, 사진, 미술 등 여러가지 것들을 아주 포괄적으로 다루는 곳인데요 여기 프리마켓을 보면 종종 괜찮은 아이템들이 자주 올라오곤 하거든요.

    특히 좋은 음반들을 아주 순수한 마음으로 싼 가격에 판매하는 분들이
    가끔씩 있습니다.

    반면 모까페에선 희귀앨범이라며 동일한 앨범을 2만원씩에 올려놓곤 하구요.

    옥션같은 곳에서도 희귀음반이랍시고 3만원이상씩에 올려놓은거 보면,
    제가 그 사람들한테 뭐라 따질 수 있는 입장은 아닙니다만

    뭐랄까 굉장히 씁쓸해지는건 어쩔수가 없는 듯 합니다.

    절판된 패닉 1,2집의 경우에도 얼마전 상아레코드에서 8900원이라는 좋은 가격에 판매를 했었는데(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네요)

    옥션에서는 이를 3만원씩에 올려 놓고 있죠.

    또 향뮤직에선 노땐스의 앨범을 특별할인이라며 5900원인가에
    판매한 적이 있었습니다만 역시나 또 다른 곳에선 희귀음반이라며
    15000원 이상씩에 판매를 하더라구요.

    아마 이소라 5집도 희귀앨범이죠?

    이 역시 예스24 란 곳에서 굉장히 싼 가격에 판매한 적이 있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한 10장 정도 사둘걸 그랬습니다. ^^

    혹시 외국도 이럴까요?

    예를들면 토이-유희열이나 이승환처럼 팬층이 계속 유지되는 축에 속하면
    음반들이 재발매되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아침이나 스토리(이승환), 자화상 같은 가수들은
    충분히 좋은 음악을 했던 뮤지션들임에도 팬층이 얇다보니
    재발매할 여지가 전혀 없는 듯 보이거든요.

    심지어 조용필이나 산울림 같은 경우는 제작사와의 저작권 갈등때문에
    아예 나오질 않고 있지 않겠습니까--;

    LP미니어쳐로 디지탈 리마스터링까지 거쳐 나와야 할
    음반들인데도 말이죠.

    혹시 일본이나 영국, 미국 등 음악시장이 큰 나라들에도
    이러한 경우가 있으려나요.

    음,. 얘기가 좀 길어진거 같은데^^

    댓글을 다 써놓고 생각해보니 김현철의 초기 음반들이나
    유명 대중가수들의 오래된 앨범들도 더이상 찍어내질 않는거 보면
    그만큼 씨디시장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반증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이제 씨디발매가 영영 없어지려는건지
    음악은 무엇으로 들으라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잠깐 하이파이 시스템을 갖춰봤던 저로서는 앞으로 여유가 생기면
    꼭 좋은 앰프와 씨디피 스피커를 들여 지금껏 구입해놨던 음반들을
    들으려 했었는데 말예요 --;
  • 음반수집가 2007/09/10 19:42 # 답글

    이소라 5집은 희귀반이 되었죠...

    구구절절 공감이 되네요...

    저는 이제 현실에 지고 있습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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