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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6월 15일
![]() 연애 시절, 아내는 책과 음악을 좋아했고 또한 즐겨 샀다. 결혼 후, 아내는 책과 음반을 거의 사지 않는다. 쉼없이 책과 음반을 사는 내게 질린 감이 있고, 얼마 되지 않는 월급으로 아이를 키우고 생활비를 쓰기도 빠듯하다. 때로는 아내가 어떤 책이 보고 싶다고 말하면 나는 사보라고 얘기만 한다. 그뿐이다. 아내보다는 내가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에만 소비한다. 가끔 선심 쓰는 척 책 한 권을 사 아내에게 선물하기도 하고, 듣고 싶은 음반이 있냐고 물어 본다. 아내는 대개 됐다고 대답한다. 선심을 가장한 돈은 고스란히 나에게 재투자된다. 작년 가을 즈음, 아내는 처제에게 이소라 『6집』을 빌려 한참을 듣더니, 이소라 『6집』이 사고 싶다고 말했다. 아내가 음반을 사고 싶다고 하니, 반갑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사준다 말하고 음반 매장을 뒤졌더니 웬걸, 이소라 6집은 절판되고 없었다. 없구나, 생각하고 포기하려 했지만 음반수집가라고 말하는 사람이 자기 마누라가 원하는 CD를 못 사서 되겠는가. 결국에는 이소라 6집을 구해 줬고 아내는 꾸준히 이소라를 들으며 쓸쓸한 감정에 휩싸인다. 올 들어 아내는 이소라의 모든 음반을 사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아내가 말할 때만 사자고 말해 놓고는 내가 사고 싶은 음반을 먼저 산다. 어제 유성에서 교육받을 일이 있었다. 근방에 레코드 가게가 있어 작정하고 점심시간에 그곳에 들르다. 살만한 음반이 있나 훑어보니 이정석 베스트, 오장박의 데뷔앨범이 보였다. 그때 갑자기 이소라 생각이 스쳐갔다. 이소라를 찾으니 그 귀한 이소라 『5집』이 눈에 띤다. 기뻐할 아내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일정이 끝난 저녁, 이소라 5집을 들으며 버스에 기대어 상념에 휩싸였다. 연애 때나 결혼 후나 아내를 위해서 무엇을 했나. 결혼 후에도 아내의 말처럼 나는 변한 게 없이 내 중심으로 산다. 종종 아내는 외롭다고 말한다. 외로운 게 사람이고, 당신의 일을 만들라고 말하는 내가 잔인하다. 집에 들어가 이소라 5집에 대해 떠들고, 음악을 들으며 이것 저것 정리를 하니 12시가 넘었다. 아내가 “쫄면 끓여 줄까” 묻는다. “그러렴” 대답하고 아내와 늦은 밤 야참을 먹으며 두런거린다. 오늘만큼은 아내를 위해 아무 것도 못하는 내가 가련하다. 조만간 이소라의 나머지 앨범들을 모두 사자는 다짐을 하며 한숨을 내쉰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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