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대안은?
앞으로 CD도 만들지 않고 음악도 하지 않겠다는 한심한 소리만 지껄인 것인가. 현실에 대한 최소한의 개선 노력이라도 시도하고 못난 소리를 하라. 먼저 불합리한 우리 음악계의 구조부터 바꿔 주기를 바란다.
첫째, 온라인 음원시장의 주체들과 음원 수익을 논하고 싸워라. 음반산업의 곤란덕분에 온라인 음악시장은 살을 찌우고 있다. 같은 음씨 집안임에도 불구하고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엄한 놈이 가져가는 구조다.
문제는 MP3 이전에 온라인 음원시장의 수익 구조다. 정작 온라인 음원시장이 벌어들이는 막대한 돈 중 극히 일부만 창작자들에게 가고 있다. 그 수많은 돈이 창작자에게 분배되지 않으니 음악을 만들고 음반을 발매해도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MP3 유료화를 내세우고 불법다운로드 핑계 이전에 수익 구조의 불평등부터 개선하라.
둘째, 음악 방송 시간의 단축이 필요하다. 이전에 TV 출연을 조장하는 음반사와 해당 가수들에게 묻고 싶다. 노래는 언제 부를래. 홍보의 수단이 오락프로그램에서 떠들고 웃기는 것인가. 방송에서 노래 부르기가 힘들다면 모든 음악관련자들이 단합해 방송 구조를 바꾸는 건 어떨까.
현재 공중파 3사의 예능프로그램은 총 89개, 이 중 음악프로그램은 10편 밖에 안 된다. 많은 수치는 아니다. 음악 프로그램을 더 편성하라, 라는 무모한 주장은 내세우고 싶지 않다. 이들 열 편의 프로그램만이라도 제대로 방송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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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에서 보듯이 10편의 방송 중 부담 없는 시간대에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은 〈쇼! 음악중심〉, 〈가요무대〉, 〈뮤직뱅크〉, 〈열린음악회〉, 〈SBS 인기가요〉 딱 절반이다. 그나마 〈쇼! 음악중심〉, 〈뮤직뱅크〉, 〈SBS 인기가요〉는 10대 취향의 프로그램으로 일반인들의 외면을 받는다. 그렇다고 〈열린음악회〉와 〈가요무대〉가 대안이 되는 것도 아니다.
주 음악소비자들의 사람을 받는 프로그램들의 시간대를 보라. 〈김동률의 포유〉, 〈윤도현의 러브레터〉, 〈콘서트 7080〉, 〈음악공간〉 자정이 지난 시간에 시작한다. 그때까지 잠을 자지 않고 TV를 보라고. 아 시청자의 괴로움이여, 이들 프로그램이 밤 11시에만 시작해도 좋겠다.
음악 프로그램의 모범인 〈EBS 스페이스 공감〉같은 프로그램이 방송 3사에 각각 하나씩 밤 10시에만 편성돼도 음반 시장은 분명 변동이 있을 거란 근거 없는 예측을 한다. 아무리 케이블 TV와 위성방송이 판을 쳐도 공중파의 힘은 엄청나다.
셋째, 음악전문 공연장이 필요하다. 왜 우리나라의 음악 공연은 체육관에서만 하는가. 현재의 콘서트 티켓 가격이 비싼 이유는 음악공연장이 없기 때문이다. 음악 공연을 하기 위해 엄한 장소를 잡아 뜯고 만들고, 헐고 비우고 이에 대한 돈과 시간 모두가 공연의 돈으로 환산돼 표값이 비싼 것이다. 부담스런 가격 때문에 공연장을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한다. 각 지역별로 반드시 음악 전문 공연장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개인이나 단체에서 공연장을 만들더라도 적자가 예상되니 누구 하나 나서는 사람이 없다. 음악 전문 공연장 건설은 정부와 지자체가 주체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자체를 설득하는 게 관건이다. 음반기획사들은 방송국 PD들과의 로비도 좋지만 문화관광부와 각 자치단체를 찾아다니며 대화해라. 지역 문화를 살찌운다는 명분 있는 말만 준비하면 된다. 일례로 비를 대전의 홍보대사로, 델리스파이스를 부산의 대표 아티스트로 삼아봐라. 앞이 보이지 않는가. 상부상조하면 얼마든지 윈윈게임을 벌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획일화 된 우리 대중음악의 개선이다. 무엇보다 양질의 음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접할 기회가 적다. 다시 말해 주류 음악은 듣기 싫어도 수동적으로 온갖 곳에서 주입시켜주지만 그 외 음악은 능동적으로 찾지 않는 한 듣기 힘들다.
주류 음악판이 10대 위주의 음악으로 재편성되고 음악의 질을 저하시켰지만 한편에서는 진지한 자세로 음악을 골몰하는 우수한 뮤지션들도 존재한다. 문제는 후자 집단이 자신들의 음악을 홍보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레이블과 소속사를 떠나 이들을 알리려고 우리 가요계는 노력을 해봤나. 전체를 볼 줄 아는 눈이 필요하다. 아이돌에게만 집중된 방송 현실과 성공법칙만 따르려는 음반사의 자세부터 개선돼야 한다.
지금은 어렵고 앞이 안 보여도 대중음악계 또한 침체기가 필요하다. 자꾸 현재의 위기를 넘기 위해서 편법을 일삼는데 그 모양새가 세련되지 못하다. 과거 성공의 향수에만 집착하지 말자. 음반을 낼 뮤지션들은 계속 새로운 노래를 발표하고 있고 음반 살 사람들은 여전히 CD를 구입하고 있다. 생산자는 문화수용자들이 좀 더 다양하고 질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소비자들은 음악이 좋으면 CD 한 장 사는 미덕을 보여주자.
원인과 대안에 대해서 거칠게 정리해 봤다. 삶에 음악이 없다면 우리가 살 수 있을까. 또한 대중이 음악을 듣지 않으면 음악가가 존재할 이유가 있을까. 서로의 애정과 힘이 절실히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