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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2월 25일
![]() 하루에 최소 한 시간만큼은 아기와 놀아주려 노력한다. 거의 지키지 못하지만 내 스스로 한 다짐이다. 아내가 식사를 준비한다고 아기를 보란다(아내가 아기를 보라면 정말 쳐다만 본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대부분의 남자들이 다 그렇단다). 나와의 약속을 지킬 겸 잘됐다 싶어 “관휘야 아빠랑 헤비메탈 듣자” 말하고 블랙홀과 무라카미 하루키의 『먼 북소리』를 들고 안방으로 가는데 아내가 아기한테 헤비메탈은 들려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아내의 말을 듣고 보니 격한 음악이 좀 민망스럽다. 아기에게 들려줄 음악을 찾아보려고 가만히 CD장을 살펴보니, 그럴 듯한 클래식 음반도, 잔잔한 앨범도 눈에 띠지 않는다. 이럴 때는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아내에게 “비틀즈 어떨까”라고 물으니 괜찮단다. ‘탁월한 선택’이라고 안위하며 『Abbey Road』를 골라 집었다. 안방으로 가 CD를 재생시키고 책을 읽는다. 관휘가 가만있을 리 없다. 관휘는 내가 책을 읽으면 그 책으로 달려든다. 정독은 힘들고 아기를 피해가며 통독한다. 관휘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계속 기어온다. 어떤 장난감도 소용없다. 책에 대한 집착력이 대단하다. 생후 7개월째, 이제 세상을 인식해 뭐든 호기심을 갖는다. 애비의 독서를 방해하는 놈에게 “애비몰라”CD케이스를 던져준다. 책에서 CD케이스로 목표를 바꾼 관휘는 들으라는 음악은 듣지 않고 CD케이스를 장난감 삼아 빨고, 던지고, 집고, 뭉개고 별짓 다한다. 그 모습이 귀엽고 묘한 울림을 준다. 아들과 비틀즈를 들으며 너도 음악처럼 따뜻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내 말을 아는지 모르는지 관휘는 “애비몰라”를 가지고 대굴거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