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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얼마전에 김두수 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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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06일
좀 열을 받았다. 대전에 있는 음반가게들은 거의 문을 닫고, 나온 지 몇 년 안 되는 우리대중음악 음반은 절판돼서 구할 길이 없고, 음악매니아의 한 사람으로 화가 났다. 그래서 작심하고 CD 찾아 돌아다녔다. 뒤져봐서 안나오나 보자, 라는 심정으로 음반가게 순례에 나서다. 얼마 전 내 블로그에 어떤 분이 댓글로 윤상 3집과 김광석 2집 맞트레이드 제안을 했다. 그래서 잠시 고민을 하다 받아들였으나 답이 없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직접 구해보자, 라는 오기도 생겼다. 먼저 CD로 구하고 싶은 음반은 공일오비 『2집 : Second Episode』, 시나위 미니앨범 『Circus』, 윤상 『The 3rd Cliche』였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공일오비 2집과 시나위 미니앨범은 사정권 안에 있었는데 놓치고 나니 구할 길이 없었다. 사실 공일오비 2집과 시나위 미니앨범은 이미 테이프로 가지고 있는데 공일오비의 경우 오래 전 먼저 하늘 간 동생에게 선물을 해서 하늘로 날아갔고, 시나위 미니앨범 테이프는 CD에 있는 한 곡이 없어 항상 똥 누다 만 것처럼 찝찝했다. 그리고 미니앨범에서 유일하게 들을 수 있는 이 한 곡이 문제를 야기하다. 지금까지 나온 시나위 음반 중 유일하게 들을 수 있는 공연실황곡이기 때문에 나에게는 의미가 있었다. 이 곡은 다름 아닌 『5집』에 실려 있는「매맞는 아이」를 김바다가 다시 부른 라이브 곡이다. 이 외 한영애, 들국화, 푸른하늘의 라이브 앨범도 CD로 구하고 싶지만 이들 음반은 희귀반이 됐다는 걸 심정적으로 알기 때문에 구하려는 생각보다는 하늘에서 떨어지기를 바란다. ![]() 먼저 시내에 있는 H레코드점에 들르다. 이미 여러 번 갔지만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다시 찾다. 폐업이 얼마 남지 않은 듯 CD 가격이 2,000원까지 내렸다. 역시나 들을 만한 음반은 모두 나가고 없었다. 몇 장을 집었다 말았다 망설이는 순간, 메이데이 CD가 눈에 들어왔다. 이미 테이프로 가지고 있음에도 별 망설임 없이 집어 들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라고 다짐하고 예전 산울림 박스세트를 기적처럼 구한 C대학이 있는 K동의 S레코드점을 찾다. 그러나 내가 찾는 앨범은 없었고 눈에 띠는 음반도 보이지 않았다. 동물원 『1+2』와 정태춘․박은옥 『92년 장마, 종로에서』가 잠시 고민되게 했지만 모두 포기하고 나오다. 하지만 여기에서 좌절할 수는 없는 법, 대학가인데 음반가게가 여기 하나 있겠느냐 싶어 C대학을 나온 어여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음반점을 문의하다. 그 친구는 약 세 군데의 음반점을 친절히 알려주다. 그래서 차례로 찾아다니다. 가장 기대를 모았던 M레코드점을 찾았지만 확장 이전을 해서 셔터가 내려져 있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이전한 곳을 명시해 놨다. 이전한 곳으로 발길을 돌릴까 하다가 기왕 온 거 나머지 두 군데도 들렸다 가자는 생각을 하고, 눈발 날리는 길을 헤치며 음반가게를 찾다. 그리고 오늘의 안착치 K레코드을 발견하다. K레코드에서 순례를 끝낸 이유는 가지고 나온 자본금을 흡족하게 모두 소진했기 때문이다. K레코드점에 들어갔을 때 첫 느낌, CD가 생각보다 많아 뭔가 나올 것 같다는 거였다. 레코드점 사장님은 중년의 여성이었는데 곱게 나이를 먹은 분이었다. 말을 하지 않아도 편안한 기분을 만들어 주었다. 곧 CD장에 집중, 뚫어지게 ㄱ, ㄴ, ㄷ 을 훑어 내리다. ㄱ부분을 유심히 살피니 공일오비의 경우 1, 2집만 빼고 나머지 앨범들이 눈에 들어왔다. 라이브 앨범을 업그레이드 할까 잠시 생각을 하다 관두고, ㅇ부분으로 눈길을 돌렸다. 윤도현은 무쟈게 보이는데 윤상도 눈에 띠지 않았다. 약간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뭔가 숨어 있을 것 같았다. 진정하니 보물들이 들어왔다. 먼저 눈에 띤 건 김창완 『Postscript』이었다. 이 앨범을 본 순간 눈을 의심하다. 95년도에 나온 김창완 2집이 여기서 잠자고 있을 줄이야. 충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광석 『1집』이 보였다(개인적으로 김광석을 맹렬히 좋아하진 않지만 그의 성과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한다). ‘그래도 오늘 헛걸음하지 않았구나.’ 라는 생각이 뿌듯하게 들었다. 그러나 시작은 여기서 부터다.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유심히 CD장을 살피다. 그토록 애타게 찾던 시나위 미니앨범 『Circus』가 보였다. ‘악’ 외마디 기쁨의 비명을 지르려는 순간 보이지 않던 윤상 앨범들이 눈에 들어왔다. 설마 하고 기대 반, 불안감 반으로 윤상 CD를 눈으로 한 장 한 장 넘기는데 바로 요즘 가장 목말라했던 『The 3rd Cliche』가 섬광처럼 나타났다. ‘아, 하늘이여! 꿈이냐, 생시냐’, 얼굴을 꼬집고 싶었다. 예전 그녀들에게 사귀자고 고백하고 대답을 기다릴 때처럼 묘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리고 그녀들이 좋다, 라고 말하며 맑은 웃음 보일 때의 하늘 나는 기분, 바로 요 감정이 용솟음쳤다. 몸에 열기가 올라오며 흥분이 되는데 주체할 수가 없었다. 눈앞이 뿌연해졌다. ‘그래 이 맛이야’, 인터넷으로 주문할 때 항상 공허했던 이유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매장에서 직접 고를 때의 그 감촉과 기분, 돈을 내고 음반을 부여잡을 때의 만족감. 택배로 받는 음반은 이런 과정이 생략된 채 오로지 컴퓨터와 씨름을 해야 하고 지루하게 기다려야 한다. 직접 살피고 어루만지는 과정이 생략된 것이다. 이어 정태춘의 『아, 대한민국』과 S레코드에서 망설였던 정태춘․박은옥의 『92년 장마, 종로에서』를 고르며 음반순례를 마치다. 밤새 이날 산 음반들을 들으며 상념과 흥분에 휩싸이다. 모두 좋았고 특히 정태춘의 『아, 대한민국』은 날로 들어왔다. 모처럼 음악에 뿍 빠져 감동에 젖다. ![]()
P.S : 이 글이 이백 번째 포스팅. ㅋ~~ |